TOR 가와사키, '가미카제' 두르고 훈련장 등장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2.25 06: 40

일본 전범기와 가미카제(神風)는 20세기 초중반 일본 야만성의 상징과도 같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일본인들은 거리낌없이 축구장에 전범기를 두르고 등장하고, 가미카제 정신을 외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 중인 일본인 내야수 가와사키 무네노리(34)는 메이저리그 239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2012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고, 이듬해 방출된 뒤 토론토에 둥지를 틀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2할3푼5리에 1홈런 48타점으로 타격능력은 떨어지지만 유격수와 2루수, 3루수 수비 모두 수준급이라 올해도 토론토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24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훈련장에 도착한 가와사키의 사진 한 장이 공개됐다. 가와사키는 이마에 가미카제(神風)라고 쓰여진 두건을 둘렀다. 돌격대 정신으로 올해 활약을 다짐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가미카제가 무엇인가.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 군함에 무작정 돌진했던 일본 자살특공 비행대다. 미국에서 야구를 하는 일본인이 가미카제라고 머리에 두르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지탄받는 것 가운데 하나는 과거 역사에 대해 반성이 없다는 점이다. 정말 가와사키가 '가미카제'의 진짜 의미를 알고 저런 두건을 둘렀을까. 평소 괴짜로 소문난 가와사키지만, 대놓고 도발하는 행동을 일부러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미카제의 진짜 뜻과 역사적 의미를 알고도 가와사키가 그랬다면 방출당해도 할 말이 없을 행동이다.
아직 미국에서는 이 사진 한 장에 대해 별다른 반응이 없다. 만약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가 등장했다면 발칵 뒤집어졌겠지만, 유독 일본 전범기나 가미카제에는 관대한 것이 현실이다. 사진이 공개된 토론토 팬 포럼에는 이 사진을 두고 'Kawasaki is ready for spring training(가와사키가 스프링캠프 출격 준비를 마쳤다)'라고만 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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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ry Davis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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