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아성과 이준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바로 '풍문으로 들었소'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2회에서 인상(이준)은 만삭이 된 봄이(고아성)을 집으로 데려왔다.
이날 인상의 부모 연희(유호정)와 정호(유준상)는 갑작스러운 봄이의 등장에 놀랐다. 인상은 봄이를 여자친구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이는 사랑의 결실"이라고 말했지만, 떨리는 마음에 허둥지둥이었다. 결국 봄이가 침착하게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늘 '일류'만 바라보는 연희와 정호에게 아들의 임신한 여자친구는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급기야 봄이는 예정일보다 2주 빨리 아이를 출산했다. 건강한 사내아이였지만, 정호와 연희는 손자에 관심이 없었다. 사태를 조용히 수습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정호는 인상에게 등교를 권하는 척, 인상을 공부방에 감금시켰다. "아이를 전문가에게 맡기라"며 봄이와 아이도 떼어놓았다. 하지만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는 봄이의 의지는 강했다. 결국 연희와 봄이는 이 문제로 충돌했다.
체면 지키기에 급급한 연희와 정호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 봄이를 정중한 말투로 대하지만 이면엔 위선과 가식이 깃들어 있었다. 정호는 봄이의 신음 소리를 감추고자 클래식 음악을 틀었고, 음악소리 때문에 119요원과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연희는 동창 영라(백지연)의 전화에, 직업 중매인의 방문에 태연한 척 했지만 실은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다.
고아성과 이준이 보여준 캐릭터의 매력은 상당했다. 봄이는 당찼다. 출산의 고통 속에서도 "블로그를 살펴보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고, "수치심도 못 느끼냐"는 연희의 가시 돋친 말에 "수치심은 제가 이겨내겠다"고 응수했다. 인상은 여자친구 소개도 제대로 못하는 지질이었다. 정호가 자신과 봄이를 떼어놓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된 반항도 못했다. 하지만 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실했다.
특히 '꼬마 커플'이 보여준 출산 장면이나 아이와의 교감신은 인상적이었다. 봄이의 제안에 따라 인상은 출산을 도왔다. "애를 낳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비명을 내지르는 봄이와 "영원히 사랑한다"는 외치는 인상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등교에 앞서 사랑스러운 아이와 봄이에게 다정한 입맞춤을 건네는 인상의 모습에서 그가 봄이와 아이를 계기로 달라질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지난 23일 첫 발을 뗀 '풍문으로 들었소'는 자극적인 소재와 휘몰아치는 전개로 초반 시선 끌기엔 성공했다. 고아성과 이준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한몫했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영화 '괴물'과 '설국열차' 등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는 고아성과 영화 '배우는 배우다' MBC '미스터백' 등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준 이준이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한 또 다른 '레전드 커플'의 탄생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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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