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서 첫 해를 맞이하는 장원준(30, 두산 베어스)이 기대와 부담감, 그리고 새 시즌 목표를 속 시원히 털어놓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장원준은 드디어 첫 실전에도 나섰다. 장원준은 지난 24일 일본 미야자키의 소켄구장에서 열린 ‘2015 규슌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스’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기록은 2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최고 구속이 144km까지 올라오는 등 스스로 만족한 피칭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롯데에서 1회에 항상 불안한 모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실점은 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공 끝이 살아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고 했을 만큼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피칭이었다. 스케줄에 따라 몸을 만들어가는 시기인 만큼 당장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경기에서 어떤 기록을 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두산 유니폼도 이제 제법 어울린다. 장원준은 “적응을 잘 할 수 있게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이제 대부분 많이 친해졌다. 원래 (롯데에서 같이 뛰었던) 홍성흔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과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같은 투수인 희관이와도 친하게 지낸다”고 말했다. 특히 유희관과는 함께 캐치볼을 하면서 제구 노하우를 공유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새 동료들에 대한 기대도 크다. 장원준은 “(두산은) 수비력이 좋아서 안타가 될 것도 잡아줄 수 있다. 야수들을 믿고 던지려고 한다”는 말로 동료들을 향한 믿음을 꺼내보였다. 내야와 외야 수비, 그리고 방망이까지 모두 탄탄한 두산은 장원준에게 더 많은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
반면 거액을 받고 왔기에 부담감도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장원준은 “어차피 시즌은 치러야 한다. 부담도 즐기려고 한다.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이)현승이 형도 부담 갖지 말라고 얘기를 해준다. 코치님들도 편하게 하라고 많이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투수조 조장이기도 한 이현승도 두산에 올 당시 장원준 못지않은 부담감을 한 몸에 떠안았던 투수로, 지금 장원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선배다.

부담감을 떨치는 과정은 가장 좋았던 시즌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과도 연관이 없지 않다. 가장 좋았던 시즌이 언제냐는 질문에 장원준은 “군대 가기 전 2011 시즌이 좋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더니 잘 됐다. 그땐 주자가 나가도 점수를 주면서 아웃카운트를 잡고 막으려고 했더니 잘 됐다. 볼카운트도 유리하게 끌고 가게 됐다”고 답했다. 4년 전처럼 많은 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본연의 피칭으로 커리어 하이에 다가갈 수 있다.
스스로 최소한의 목표는 정해뒀다. 하한선은 두 자릿수 승리다. 입단식에서 170이닝을 책임지고 싶다고 했던 장원준은 “일단 10승은 당연히 해야 한다. 10승을 하고 나서 다시 세부적으로 (목표를)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정이 144경기로 확대되어 지난해 27경기에서 155이닝을 소화했던 장원준은 부상만 없다면 2~3경기 더 등판해 170이닝을 채울 수 있다.
이를 위해 강인한 체력은 필수다. “지난해는 군 복귀 첫 시즌이라 오버페이스도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장원준은 “올해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하체운동 등 체력훈련을 많이 했다”고 노력한 부분을 언급했다. 첫 실전에서 결과는 나빴지만 구속이 올라왔다며 장원준은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계획에 맞춰 변화구 제구만 가다듬으면 모두가 알고 있던 그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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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