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미혼모로 놀래키더니, 이번엔 동성애 소재다.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속 이야기다.
지난 24일 방송된 '호구의 사랑'(극본 윤난중, 연출 표민수)에서는 각종 연애기술을 동원한 강호경(이수경 분)과의 소개팅에서 흔들림 없는 변강철(임슬옹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울대 법대 수석 입학', '사시 최연소 합격', '무패신화를 이어가는 로펌 갑앤킹의 에이스 변호사'라는 장황한 변강철의 인물 소개를 살펴보면, 호경에게 흔들리지 않는 게 썩 이상하진 않다. 게다가 변강철은 이미 마음 속에 '예쁜 사람'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 '예쁜 사람'이 모두의 예상을 확 뒤엎고, 남자인 강호구(최우식 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학창 시절 자신에게 코팅된 네잎 클로버를 살포시 건네고, 어떤 이유로 입까지 맞춘 그 상대다.
앞서 혼전 임신을 한 도도희(유이 분)가 임신 중절수술을 포기하고, 싱글맘을 택한 것이 '호구의 사랑'의 중심축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예사롭지 않은 소재가 등장한 것. 이로써 호구가 도희를, 도희가 강철을, 강철이 다시 호구를 좋아하는 독특한 삼각관계 설정도 가능해졌다.
'호구의 사랑'은 동명의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한다. 이미 캐릭터와 상황 설정 등이 드라마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많이 변형됐지만, '미혼모' '동성애' 등의 소재는 원작의 그것을 대부분 그대로 차용했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원작 웹툰의 '파격' 소재는 더 남았다. 설정이 다소 바뀐 드라마 '호구의 사랑' 제작진이 이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할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풀어낼지는 미지수다.
물론 '호구의 사랑'은 미혼모, 동성애, 학교폭력 등 흔치 않은 소재들을 모아뒀음에도 중간에 삽입된 장난스러운 CG나 캐릭터들의 밝은 성향 등으로 이를 중화시키며 시청자 부담을 덜어내고 있는 상황. 앞으로 '호구의 사랑'이 이 소재들을 어떤 방식으로 버무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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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