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까지 방송된 '블러드'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뱀파이어라는 이색 소재도, 안재현의 복수도 아니다. 구혜선과 안재현의 티격태격 로맨스가 흥미를 자아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시청자들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며, 그들의 케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4일 방송된 KBS 월화극 '블러드'에서는 지상(안재현)이 자신을 공격했던 괴한들이 수년전 자신의 부모를 죽인 뱀파이어들과 동일한 무리라는 것을 알게 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자신의 원수를 찾아내려 애썼던 지상은 그들이 찾아와 준데 감사(?)해 하며 본격적인 복수를 감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리타(구혜선)는 괴한의 습격으로 쓰러진 지상을 진찰하면서 맥박, 체온이 정상인과 다르다는 사실에 계속 의구심을 품는다. 급기야 지상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는 틈을 이용해 그의 맥박을 재려다 들키고, 무한함에 엉뚱한 핑계를 댄다. 지상은 그런 리타에게 "앞으로 내 몸 30CM 근처에 얼씬하지 마라"고 경고한다.

이에 리타는 "내가 좋아서 그러는 줄 아냐. 걱정되서 그런다"고 받아친다. 지상은 "어울리지 않게 사명감이냐"고 티격태격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재욱(지진희)은 지상이 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지상의 정밀검진을 권한다. 리타는 지상을 보호하기 위해 "술 먹고 '꽈라'돼서 응급실에 온 거였다. 맥박, 체온 다 정상이다"고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상에게 늘 당하면서도 묘하게 끌리고 있는 리타의 심리를 표현한 신이었다.
이날 가장 흥미를 자아냈던 신은 두 사람의 핑퐁 로맨스였다. 첫 만남부터 앙숙으로 만난 두 사람은 걸핏하면 으르렁거렸고, 특히 '자뻑' 캐릭터 리타는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지상에게 분해하면서도 호기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블러드'의 로맨스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좀 느리다 할 수 있다. 지상의 배경 설명과 새로운 생물체 뱀파이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아무래도 로맨스가 뒷전으로 밀려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동시간대 드라마들이 LTE급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블러드'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첫 회에 남녀주인공이 첫만남과 동시에 결혼을 해 화제가 됐고, SBS '풍문으로 들었소' 역시 남녀 주인공의 만남과 함께 혼전임신으로 이어진 빠른 전개가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사실 시청자들이 '블러드'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지상의 복수나 의사로서의 성장보다도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이야기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분량이 적은 지상과 리타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을 갈급하게 만들고 있다. 지상에게 본격적으로 호기심을 느끼고 있는 리타. 이제라도 3G급 속도를 LTE급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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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