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플로리다!(Welcome to Florida)”
클린트 허들(58) 피츠버그 감독이 강정호(28, 피츠버그)에 대한 한국 취재진의 열띤 관심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피츠버그는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위치한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40인 명단에 오른 선수가 모두 모여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새로운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피츠버그의 출정식을 겸한 자리였다. 강정호 등 팀에 처음 합류한 선수들은 처음으로 정식 유니폼을 받았다.
전날과는 현장분위기부터 사뭇 달랐다. 설렁설렁 뛰던 선수들의 눈빛부터 달라졌다. 주전자리가 보장된 스타급 선수들은 아직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주전을 노리는 선수들과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와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눈에 독기가 서려있었다.

강정호는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즐겁게 동료들과 훈련에 임했다. 이날 현장에는 7개 매체에서 온 한국 언론사 취재진 16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펼쳤다. 이는 8명이 모인 미국 취재진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였다. 이들은 강정호의 몸짓 하나하나를 기록하며 한국의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강정호 역시 전보다 더욱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훈련을 마친 뒤 한국 취재진과 만난 강정호는 “이제는 선수들과 다 친해진 것 같다. 선수들이 편하고 어렵진 않다. 코치들도 내게 한국말도 해주시고, 나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며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한국 취재진들이 많이 왔다고 전하자 강정호는 “이제는 내가 정말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더 열심히 하고 부상을 안당하고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야수로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부분이었다.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한국 취재진의 높은 관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는 효과가 있다는 것. 허들 감독은 “한국 취재진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 강정호에 대해 국가적인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강정호 같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어서 행운이다. 전에 김병현을 가르칠 때도 많은 한국 언론들이 취재를 왔다. 전혀 우리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 취재진의 질문은 우리가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훈련장에서 허들 감독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발사했다. 그는 선수들마다 일일이 농담을 걸어 긴장을 풀어주는 등 자상한 면모도 갖고 있다. 허들 감독은 “플로리다에 좋은 레스토랑이 많다. 한국 취재진들이 돈을 많이 쓰고 가길 바란다”면서 유쾌한 농담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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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든턴(미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