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불펜 운영에 비상이 걸린 LA 다저스가 ‘즉시 전력감’ 수혈에 나설까. 그리 높지 않지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남은 불펜 최대어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32) 영입에 뛰어들지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애리조나에서 투·포수들이 스프링캠프를 연 다저스는 그 직전 커다른 악재를 만났다. 바로 팀의 든든한 마무리투수인 켄리 잰슨의 발 부상 소식이다. 잰슨은 최근 러닝을 하다 왼발에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웃자란 뼈를 깎아내야 한다는 소견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에 대한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검진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잰슨은 6~8주가량 결장이 예고됐다.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부상이라 재활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5월까지 잰슨을 전력에서 제외한 채 시즌을 치를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펜이 불안불안한 상황에서 그나마 확실한 보직을 가지고 있었던 잰슨의 부상은 치명타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벌떼야구’를 구상하고 있다. 정해진 순서 없이 상황에 따라 불펜요원들을 투입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누가 마무리를 맡을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그리고 마무리에 적합한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매팅리 감독의 이야기에서 외부영입 가능성을 낮게 점칠 수도 있지만 다저스 수뇌부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상황은 급변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로드리게스다. FA 시장에 남은 최고의 불펜투수다. 2002년 애너하임(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로드리게스는 MLB 통산 799경기에서 46승41패348세이브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 중인 수준급 자원이다. 2008년에 62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비롯, 세 차례(2005·2006·2008)나 아메리칸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엄청난 탈삼진 능력으로 ‘K-ROD’라는 근사한 애칭도 얻었다.
로드리게스는 2008년 이후 하락세를 그렸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마무리가 아닌 중간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밀워키 불펜에서 44세이브(5승5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하며 반등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성적과 함께 FA 자격을 딴 로드리게스는 현재 밀워키와 마이애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어느 한 팀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지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다저스가 로드리게스 영입에 뛰어드느냐다. 로드리게스는 현재 1년 1000만 달러 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브랜든 맥카시, 브렛 앤더슨 등을 영입하며 이미 적잖은 돈을 썼다. 때문에 또 다른 FA를 영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마음만 먹는다면’ 1000만 달러는 쉽게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이 다저스라는 사실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고려한다면 다저스가 막판 영입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게 현지의 조심스러운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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