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오프시즌에 구입한 ‘복권’이 대박을 칠 수 있을까. 아니면 원금도 못 건지는 쪽박이 될까.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에 부풀어있는 다저스의 올 시즌은 그 복권이 어떤 운명을 안고 태어났는지에 달려있다.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수비력 및 마운드 보강에 중점을 뒀다. 수많은 트레이드, 그리고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이 대명제 속에서 이뤄졌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현지에서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야스마니 그랜달, 하위 켄드릭, 지미 롤린스를 영입하며 센터라인이 한층 강해졌다. 수비에서는 좋은 평가를 못 들었던 다저스는 몇 건의 트레이드로 엄청난 평가 상승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마운드의 영입 리스트를 보면 뚜렷한 불안요소가 있다.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브랜든 맥카시, 브렛 앤더슨, 조엘 페랄타, 크리스 해처, 후안 니카시오 등을 영입했다. 이 선수들의 특징을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나뉜다. 부상 경력이 많거나, 혹은 최근 경력이 전체적인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선수들이다. 다저스는 잰슨의 부상 이후 더스틴 맥고완을 영입했는데 맥고완 역시 부상 경력이 제법 화려한 선수들이다.

대형 FA를 영입하지 않고 전력을 보강하려면 효율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 효율성은 선수를 보는 ‘프런트의 눈’에서 나온다. 다른 팀에서 주목하지 않은 잠재력, 그리고 반등 가능성을 정확히 짚어낸다면 저비용 고효율의 사례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신임 야구부문 사장은 그런 수완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팬들로서는 프리드먼의 눈에 남다른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하지만 부상 위험도가 높은 선수들의 경우는 ‘로또’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장나지 않은 신체부위를 찾는 것이 더 편한 맥카시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207경기에서 선발로 153경기 나선 선수다. 하지만 200이닝을 소화한 것은 지난해가 유일했다. 나머지 시즌은 잔부상으로 150이닝을 소화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2010년은 통으로 쉬었다. 데뷔 시절 뛰어난 잠재력을 보여줬던 앤더슨은 팔꿈치 부상 등에 시달리는 와중에 최근 4년간 평균소화이닝이 50이닝 남짓이다. 지난해에도 8경기 출전에 43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맥고완은 두 차례의 어깨 수술 경력이 있다.
맥카시, 앤더슨, 맥고완은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오랜 부상에서 빠져나오는 기미가 보인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이 점에 주목했을 수도 있다. 이들이 반등에 성공한다면 대박이다. 하지만 신체는 한 번 다치면 계속해서 약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투수들은 그 쇠락 속도가 가파르다. 이미 수없이 증명된 사례다. 그래서 ‘쪽박’의 우려도 같이 나온다. 다저스의 복권은 몇 장이나, 그리고 얼마나 터질까. 올 시즌을 쥐고 있는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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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