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손승락 관심, 日의 또 다른 속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25 06: 36

KBO 리그를 대표하는 간판투수들에 대한 일본프로야구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벌써 몇몇 투수들은 물망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마냥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일본의 또 다른 속내와 KBO 리그의 현실이 겹치기 때문이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24일 “한신이 내년 시즌 새로운 외국인 선수 후보로 손승락(넥센)을 리스트에 올려두고 있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신은 이미 지난해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이라는 든든한 마무리투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승환의 계약은 올해로 끝나고 거취는 유동적이다. 이에 대체자 중 하나로 손승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닛칸스포츠는 “손승락은 넥센 불펜에서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2013년에는 46세이브를 기록했다. 187㎝에서 던져 내리는 (공의) 각도는 매력이 충분하다. 154㎞의 빠른 강속구를 축으로 고속 슬라이더나 날카로운 포크볼을 무기로 활용한다. 오승환과 버금가는 실력의 소유자”라고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한 뒤 “한국에서는 오승환에 이은 마무리투수라고 듣고 있다. 직구가 빠르다. 명단에 올려두고 있다”라는 구단 관계자의 말도 인용했다.

닛칸스포츠에 의하면 한신은 SK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 그리고 KIA의 양현종도 보강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손승락이 더해졌고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을 살펴볼 계획도 있다. 물론 아직 관심단계지만 오승환 효과를 톡톡히 본 한신이 한국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에 대한 일본야구계의 관심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이들의 기량을 확인한 몇몇 일본 팀들의 관심이 꾸준하다. 김광현은 워낙 일본에 잘 알려진 선수고 양현종은 요미우리를 비롯한 몇 팀들이 스카우트 등 직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갔다.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한국시장에 관심이 있는 팀들이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름이 나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일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오승환의 성공사례에 일본이 고무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다른 속내도 읽힌다. 24일 SK와 요미우리의 연습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구름같이 몰려든 취재진들은 이날 김광현의 등판 일정과 양현종의 현재 상황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김광현은 등판 계획이 없었고 요미우리 담당기자들인 만큼 이미 한 차례 영입설이 나돌고 실제 스카우트가 광주에 가기도 했던 양현종에 대한 관심이 적잖았다.
양현종은 이미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던 경험도 있다. 앞으로 꾸준히 해외진출과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의 선회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도 읽힌다. 한 기자는 “한국에 좋은 투수들이 있다면 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다. 당분간은 이런 기회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오승환이 성공했으니 그간 한국시장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다른 팀들도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이야기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당분간’이라는 표현에서 또 다른 의미도 짚인다. 김광현 양현종 손승락 등의 선수들 이후에는 한국에서 영입할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부정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기도 하다. 최근 KBO 리그에는 젊은 투수들의 출현이 부쩍 줄어들었다. 특히 선발투수의 경우는 적색 신호가 들어왔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이 출현할 수 있을지는 KBO 리그의 지속성과도 연관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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