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야수 송광민(32)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1군 고치 캠프 대신 오키나와 재활 캠프에 있던 송광민은 이제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실전경기를 소화 중이다. 이제 막 재활조에서 나온 선수치고는 놀라운 속도로 실전감각을 회복했다.
지난 21일 삼성전부터 3루수로 선발출장하고 있는 송광민은 22일 KIA전에서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고, 24일 야쿠르트전에서도 9회 동점이 될 수 있었던 안타를 1개 쳤다.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 2볼넷. 김성근 감독도 "송광민은 정상적인 궤도로 올라왔다. 3루 수비가 부드러워졌다"고 호평했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 송광민의 발전이 눈에 띈다. 3루 수비에 있어 뛰어난 순발력과 강한 어깨로 호수비를 펼친 송광민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움이 떨어졌다. 거칠고 강한 송구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송구에 부드러움이 가미됐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간결하고 정확하게 송구하고 있는 것이다.

송광민은 "팔꿈치 상태가 80% 정도라 세게 던질 수 없다. 아프지 않을 때에는 세게 던지려고 했는데 오히려 힘을 빼고 던지기 부드러워진 듯하다"며 "재활 중에도 꾸준히 송구 연습을 했다. 재활 중에도 박상열·계형철 코치님을 통해 비디오를 찍고 감독님에게 송구 동작에 있어 하나하나 배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고치에 있는 동안 매일같이 박상열·계형철 코치와 전화 통화하며 비디오 영상을 통해 송광민의 송구 동작을 체크했다. 송광민은 "팔이 벌어지면 안 된다. 포수처럼 송구할 때 끝까지 몸을 구부리고. 피니시 동작까지 하고 있다. 계속해서 이것을 연습하니까 조금씩 안정돼 간다"고 만족했다.
송광민은 재활을 하는 동안 3루뿐만 아니라 우익수 연습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고치 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은 김회성을 3루수로 키우는데 열을 올렸다. 김회성이 가능성을 보이자 송광민의 우익수 전환 가능성까지 열어놓았다. 송광민은 "2008년 우익수로 뛴 적이 있다. 여기서 다시 우익수를 해보라는 지시받아 긴장했다"며 "여기서 더 열심히 준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러닝 체력부터 타격과 수비까지 바쁘게 했다"고 말했다.
준비를 잘한 덕분에 실전경기 시작부터 주전 3루수로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고치에 있는 동안 열심히 했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김)태균이형을 비롯해 고참들이 열심히 하며 이슈가 되는데 마음이 불편하고 신경 쓰였다"고 밝힌 뒤 "여기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많이 했다. 100% 상태로 경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홍남일 트레이닝코치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우익수까지 연습하며 생존 경쟁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한 송광민. 팔꿈치 통증을 딛고 다시 한 번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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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