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필승조 이동현(32)이 FA를 앞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동현은 지난 24일 올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후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4년 65억원 대형 계약을 맺은 안지만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이동현은 2015시즌 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어린 투수들의 성장도 돋보인다며 위기를 느낀다고도 했다. 생존경쟁에 나설 만큼, LG 투수진이 두터워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일(25일 요미우리전) 올해 첫 실전에 나선다. 올해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불펜투수들은 더 많이 던질 수 있다. 작년까지 1이닝만 던졌다면, 올해에는 2이닝을 던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투구수를 이전보다 2배 이상으로 했다. 현재 우리 팀 어린 투수들이 정말 좋다. 장진용 임지섭 같은 선발투수는 물론, 최동환 전인환의 불펜투수들도 좋은 공을 던진다. 위기를 느낀다. 예전에는 투수진에 형들이 많았고, 형들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동생들에게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투수진 전체가 정말 강해졌다.”

그러면서 이동현은 LG 불펜진이 3년 연속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목표로 땀 흘리고 있다고 했다. 삼성이 지키고 있던 최강 불펜 자리에 LG가 올라있다고 봤다. 특정 투수에 의존하지 않는 전원 필승조 체제를 이룬 것에 으미를 부여했다.
“내 목표가 곧 우리 불펜진의 목표다. 3년 연속 불펜진 평균자책점 1위다. 삼성이 앉았던 자리를 우리가 가져왔다. 불펜투수로서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올해도 1위를 하는 게 목표다. 물론 삼성은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그래서 강팀의 이미지가 우리보다 강하다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불펜만 놓고 보면 다르다. 삼성 불펜은 오승환 안지만 권혁 권오준이 있어서 강했다. 그 당시에는 삼성 불펜이 최강이라 할 수 있지만, LG와 삼성 모두 불펜 주축선수들을 제외하면 LG가 낫다. 우리는 작년에 패전투수가 없었다. 유명하지 않았던 투수들도 활약했다. 우리 불펜진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자부심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자신의 보직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불펜투수가 자신에게는 가장 맞는 자리라면서 임무를 완수했을 때의 쾌감을 이야기했다.
“사실 나는 선발투수를 하기에는 몸 상태도 안 되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어릴 때부터 10분 이상 집중하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님이 우리팀 투수코치님일 때 코치님 방에 가서 선발투수는 못하겠다고 했었다. 김성근 감독님에게도 그렇게 말한 기억이 난다.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는 게 즐겁다. 불펜 등판 전에 덕아웃에서 어떻게 상대 타자들을 삼진 잡고, 어떻게 세리머니를 해야할지 생각한다. 등판을 앞두고 상대팀 라인업을 보면서 시나리오를 짠다. 내 시나리오대로 잘 막으면 그날 하루가 즐겁다.”
올 시즌 이동현은 투수조 조장이 됐다. 지난해까지 봉중근이 조장을 맡고 있었으나, 팀 규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이동현이 투수조를 이끈다. 이동현은 투수조 조장이 된 것이 어린 투수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웃었다.
“팀 규정상 주장과 마찬가지로 조장도 2년만 할 수 있다. 중근이형이 지난 2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중근이형도 앞에 나서서 하는 것보다 뒤에서 밀어주고 싶다고 했다. 조장이 된 게 후배들과 가깝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다. 조장이라는 이유로 후배들과 이야기할 일이 많다. 어색했던 후배들과 가까워질 때 기분이 좋다. 게다가 어린 친구들이 이번 캠프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어떻게 던져야 하는 지를 안다. 작년에 이들이 1군에 있었다면, 우리 불펜진이 더 좋아졌다는 생각까지 한다. 이전까지는 (정)현욱이형 (이)상렬이형 (김)선우 형들이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곤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도 암흑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그 역할을 잘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동현은 FA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FA를 의식하며 시즌을 치르지는 않겠다고 했으나, 좋은 대우를 받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임을 털어놓았다. 안지만이 최고 불펜투수 대우를 받은 만큼, 이를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내가 LG의 첫 불펜투수 FA가 됐다. 지만이 만큼은 아니더라도 지만이와 비슷한 대우를 받고 싶다. 지만이가 목표다. 그래서 지만이만큼의 성적 내보려고 한다. 그렇다고 타이틀 욕심을 내겠다는 것은 아니다. FA지만, FA에 너무 빠져 있지는 않기로 했다. 개인 타이틀보다는 우승해서 우승반지를 받고 싶다. FA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LG의 중간투수'하면 '이동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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