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구입니다”. 호구라서, 호구이기 때문에 각종 ‘호구짓’의 이유가 설명된다. 최우식이 극한의 상황에서 내뱉는 “나는 호구입니다”라는 대사가 시청자에 진한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물론 이는 최우식이 호구의 해맑은 미소와 따뜻한 성품을 오롯이 안방극장에 전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은 밀리고 당하는 게 일상인 대한민국 대표 호구, 강호구(최우식 분)를 중심으로 걸쭉한 입담의 국가대표 수영 여신 도도희(유이 분), 무패 신화의 에이스 잘난 놈 변강철(임슬옹 분), 남자인 듯 여자 같은 밀당 고수 강호경(이수경 분)이 펼치는 갑을 로맨스가 그려지고 있다.
순정남 호구와 그의 첫 썸녀 도희, 현재까지 도희가 낳은 아기의 아빠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는 강철, 강철에게 휘둘릴 연애기술자 호경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이면서 만화적인 캐릭터 설정에도 구멍 없는 이야기 전개와 센스 넘치는 영상미, 배우들의 매력이 시청자의 흡인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학창시절부터 해맑은 빵셔틀 출신인 호구는 썸녀 도희에게 휘둘리다 못해 그의 아기를 받고, 출산 후 몸조리에 도움을 주려는 등의 각종 ‘호구짓’을 도맡아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구는 ‘이름이 왜 그러냐’는 타박을 받지만, 곧 그 이름과 더는 잘 어울릴 수 없는 행동을 도맡는 모습으로 등장인물들은 물론 시청자까지 그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다소 답답하고 엉뚱할 수 있는 호구 캐릭터로 시청자를 설득시킨 일등공신은 최우식이라는 배우의 매력이다. 최우식은 대한민국 평균 남자 호구로 분해 호구의 애잔함과 순수함 사이를 오가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좋은 사람이 곧 좋은 남자는 아니라는 슬픈 사실은 최우식의 대책없이 해맑은 표정이 오롯이 설명해내고 있다. 최우식은 여기에 더해 착한 남자가 나쁜 남자 캐릭터 보다 강력한 매력을 뿜어낼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해낸다.
언제 어디서나 남들을 먼저 배려하고 아이처럼 밝게 웃는 호구의 모습은 최우식의 소년 이미지가 현실감을 부여해 보는 이의 페이소스를 저격하는 중이다. 최우식은 미혼모, 동성애 등 파격적인 소재가 연이어 등장하는 극을 중화시키면서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만화적인 영상미와 더불어 극을 밝게 끌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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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사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