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영봉패 속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두산은 25일 일본 미야자키의 아이비구장에서 열린 ‘2015 규슌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스’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서 0-4로 영봉패를 당했다. 미야자키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뒤 일본 팀과 4번째 실전 경기에 나선 두산은 2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두산은 1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하고 3회말 유네스키 마야가 2실점한 뒤부터 끌려갔다. 두 번째 투수 이현승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6회말에 1실점한 두산은 0-3으로 뒤졌고, 8회말 김수완이 카니자레스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끝에 0-4로 경기가 끝났다. 일본에서 3경기 연속 8득점했던 두산 타선의 첫 침묵이었다.

하지만 타선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이날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외국인 타자 잭 루츠였다. 가벼운 허리 근육통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않고 훈련만 소화했던 루츠는 4번에 이름을 올렸고 2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장타는 없었지만 공을 방망이에 정확히 실어 날려 보내는 타격을 볼 수 있었다.
2회초 자신의 첫 타석에서 루츠는 상대 투수 타츠미를 맞아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깨끗한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4회초에도 다시 선두타자로 나온 루츠는 유격수와 3루수의 수비망을 벗어나는 좌전안타로 1루를 밟았고, 대주자 최주환과 교체되어 나갔다.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던 만큼 무리해서 9회까지 있을 필요는 없었다.
7회말 등판한 이재우도 노장 투혼을 발휘했다. 마야-이현승에 이어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재우는 아직 140km대까지 올라오지 않은 구속에도 불구하고 1이닝을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사에 츠카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기는 했지만 마키하라를 포수 파울플라이, 4번 야나기타를 삼진으로 잡는 장면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두산이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이들의 몫은 매우 중요하다. 루츠는 4번타자로 활동해야 할 선수인 만큼 중요성이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지난해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재우는 김태형 감독이 직접 불펜에서 1이닝을 잘 막아달라고 했을 정도로 마운드 위에서나, 아니면 마운드 밖에서도 베테랑으로서 해줘야 할 일들이 많다.
이외에 3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중반 준수한 투구를 펼쳤던 이현승도 선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현승은 6회말 위기에서 1실점했으나 4회말 세 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는 등 첫 2이닝 동안은 무실점 호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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