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 유쾌하다. 지루할 틈 없는 명품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25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에서는 각각 인생의 위기를 맞이하는 모녀 3대, 강순옥(김혜자 분), 김현숙(채시라 분), 김현정(도지원 분), 정마리(이하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순옥은 새해 벽두 사주를 보며 당황했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줄풀이를 내놓는 점술가에게 "나는 땅에 묻어둔 김치독이 터진다. 큰 딸은 벽에 막힌다, 작은 딸은 폭풍이 몰려온다. 손녀딸은 돌에 걸려 넘어진다?"고 되물으며 짜증을 냈고, "엉터리"라며 이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러나 사주풀이가 맞는 것인지 순옥 모녀 3대에게 서서히 어둠의 기운이 몰아오기 시작했다. 사건은 둘째 현숙으로부터 시작됐다. 가게 자리를 알아보겠다며 어머니 순옥의 전재산을 받은 현숙은 사기를 당해 어머니의 돈을 모두 날렸고, 이를 만회해 볼 요량으로 도박에 뛰어들었다.
엄청난 '운발'로 돈을 따려는 순간, 단속반이 들이닥쳤고 현숙은 도망을 쳤다.
이어 아버지의 무덤 앞에 온 현숙은 우연히 신문에서 자신을 학교에서 퇴학시키고 구박했던 교사 나현애(서이숙 분)의 인터뷰를 보고 분개했다. 나현애는 학창시절 바른 말 하는 현숙을 미워했고, 도둑으로 몰아 자퇴에 이르게 한 담임 선생이었고 현숙은 "그 여자가 내 인생을 망쳐놨다. 나 당한만큼 갚아줄거야, 그 여자한테 복수할거야"라고 소리를 지른 후 기절했다.
현숙의 딸 마리도 위기를 맞이했다. 국문과 최연소 박사인 그는 인문학 강의를 살리기 위해 자비를 털어 학생들에게 짜장면을 쏘는 이벤트를 하는 등 행사를 벌였지만, 이두진(김지석 분)이 보도한 뉴스로 인해 피라미드 강사라는 낙인이 찍혀 강의가 취소되는 비운을 겪게 됐다.
방송사 앵커인 현정 역시 상황은 좋지 않았다. 펑생 일에만 몰두해 온 그는 자신의 자리를 치고 올라오는 후배 아나운서들을 의식하며 남몰래 힘들어했다. 나이가 든 그는 "노안이 와서 프롬프터도 못 읽는다"는 후배들의 뒷담화를 엿들은 후 분노를 삭혀야 했다.
한편 '착않여'는 뜨거운 피를 가진 3대 여자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는 작품. 1대인 안국동 유명 요리선생 강순옥 역은 김혜자가, 그의 두 딸인 김현숙과 김현정은 채시라, 도지원이, 채시라의 딸 정마리 역은 이하나가 맡았다. 각자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던 네 모녀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여러 사건들로 인해 서로를 미워하고 사랑하며 성장해 나간다.
'메리 대구 공방전', '적도의 남자'들을 집필한 김인영 작가와 '브레인', '내 딸 서영이' 등을 연출한 유현기 PD가 처음 손을 잡았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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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않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