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너무 꽉 끼는데요? 다른 걸로 바꿔주세요.”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꿀벅지가 화제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서 야수조 훈련을 실시했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새로 온 선수들의 유니폼 사이즈 측정이 있었다. 27일 오전에 실시되는 ‘포토데이’ 행사에서 모든 선수들이 유니폼을 제대로 갖춰입고 사진촬영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번 27번을 받은 강정호도 사이즈 측정에 나섰다. 아무래도 연습복의 경우 사이즈가 100% 맞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 입고 뛰는 공식유니폼의 경우 착용감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강정호는 처음에 하의를 먼저 입었다. 허리사이즈부터 측정했더니 34인치가 나왔다. 이어 허벅지 둘레를 측정했다. 강정호의 허벅지는 둘레가 무려 40인치로 꿀벅지를 자랑했다. 대부분의 야구선수들이 허리보다 허벅지가 더 굵었다. 파워배팅의 비결은 하체의 파워에 있었다. 강정호는 허벅지가 끼자 40인치에 맞는 바지를 요구했다.
미국과 한국의 유니폼 입는 스타일로 조금의 차이가 있었다. 미국 선수들은 발목부분이 헐렁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반면 강정호는 한국식으로 발목이 착 감기는 타이트한 스타일을 원했다. 이에 구단에서 발목이 점점 좁아지는 슬림핏의 바지로 교체를 해줬다.
프로구단 유니폼에는 숨겨진 비밀이 많았다. 강정호는 원래 바지 끝단에 밴드가 있어서 발을 걸어 입을 수 있는 바지를 선호했다. 한국에서 입었던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는 밴드를 착용할 경우 신발의 로고를 가릴 수 있다며 규정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강정호가 꼭 밴드를 차야겠다면, 위에 신발을 덧신으라고 했다. 이에 강정호는 “괜찮다”고 했다.
상의는 조금 쉬웠다. 46사이즈를 입어본 강정호는 “조금 작다”며 48사이즈를 입었다. 이어 허리를 좀 더 타이트하게 줄여줄 것을 요구했다. 구단에서는 “알았다”고 했다. 피츠버그 장비담당 매니저는 “원래 잘하는 선수들이 요구사항이 많다. 의견을 다 수용해 최대한 편안한 유니폼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며 웃었다.
강정호는 “한국에서는 선수들 신체사이즈를 미리 재고 유니폼을 알아서 맞춰준다. 하지만 여기서는 하나하나 일일이 입어보고 말을 해줘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발목밴드가 있는 유니폼을 원했는데 신발 용품사 로고를 가린다고 입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도 괜찮다”고 받아넘겼다.

구단에서는 모든 선수들에게 맞춤형 주문제작 방망이와 글러브를 제공했다. 선수들은 용품의 재질이나 색깔, 새겨 넣는 이니셜까지 모든 것을 마음대로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위한 지원 역시 메이저리그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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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든턴(미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