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생존경쟁을 시작했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위치한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서 야수조 훈련을 실시했다. 피츠버그는 전날부터 투수조와 야수조가 처음으로 모두 모여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훈련의 강도도 높아졌고, 분위기도 한층 진지해졌다.
강정호는 주전급 선수를 뜻하는 ‘블랙팀’에서 앤드류 맥커친, 닐 워커, 페드로 알바레스 등 팀내 최고스타들과 어울려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피츠버그 구단에서 그만큼 강정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강정호와 함께 주전을 다투고 있는 조디 머서(29)도 블랙팀에서 강정호와 함께 살을 맞대고 있다.

클린트 허들(58) 감독은 3월 중순까지 펼쳐지게 될 스프링캠프 결과를 두고 주전 유격수를 낙점한다는 생각이다. 허들 감독은 선수들을 웃으면서 격려하는 한편, 매의 눈으로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주전경쟁의 관건은 타격이 아닌 수비력이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피츠버그의 주전유격수로 뛴 머서의 경우 방망이가 대단히 뛰어난 편이 아니다. 머서는 지난 시즌 2할5푼5리의 타율에 12홈런, 129안타, 55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여기에 안정적인 수비능력이 뒷받침되면서 그는 피츠버그의 내야를 책임졌다.
강정호가 머서를 넘기 위해서는 일단 타력에서 머서를 뛰어넘어야 한다. 허들 감독에게 ‘강정호를 후보로 두기에는 아깝다’는 인상을 심어야 한다. 강정호는 실제 투수가 던지는 라이브배팅에서 26일 비거리 120m짜리 홈런을 치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피츠버그의 누구나 강정호의 장타력은 인정을 하고 있다. 머서의 경우 타격훈련에서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수비훈련에서도 강정호는 괜찮은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투수들과 합동으로 실시한 훈련에서 강정호는 3루 백업을 들어가 원바운드 캐치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1루에 송구까지 잘했다. 이에 닉 레바 1루수 코치가 “원더풀 정호!”를 연발했다.

투수 자레드 휴즈는 “강정호와 어제 수비훈련을 같이 해봤는데 의외로 수비가 탄탄하더라. 물론 조디 머서도 나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친구이고 실력도 좋다. 두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피츠버그가 더 강해질 것 같다”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결국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타력을 선보인다면 꼭 유격수가 아니더라도 주전 내야수로 낙점될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에 안정적으로 수비까지 해낸다면 주전 유격수 출전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것은 강정호의 적응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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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영상) 브래든턴(미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