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않여' 거침없이 망가지는 채시라, 환영합니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2.26 07: 29

 호평이 기대된다. 채시라가 3년 만에 컴백했고, 거침없이 망가졌다. 그간의 고급스럽고 고상한 이미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의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단숨에 잊혀졌다. 31년 연기경력에서 나오는 내공이었을까. KBS2 새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하 '착않여') 속 채시라는 대중의 머릿속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다.
그는 지난 25일 첫방송 된 이 드라마에서 사고뭉치로 김현숙으로 그려졌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도박을 하고, 경찰에 쫓기다가 결국 약을 복용, 자살까지 시도 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인생을 마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나현애(서이숙 분)의 소식을 우연찮게 접하고 분노하며 복수심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채시라가 이런 역할을 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런데 어정쩡한 파마 머리가 묘하게 잘 어울렸다. 도박을 하다 경찰에 발각돼 슬리퍼를 신은 채 좁을 골목을 뛰는 모습, 이 과정에서 2층 창문에서 뛰어 내리고 쓰레기더미 뒤에 숨는 장면 등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큰 돈을 따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 장면과 모든 것을 잃고 아버지 산소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그가 맡은 김현숙은 우등생 언니와 늘 비교당하고 구박을 받으며 자라왔다.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지만 초라해보이기는 싫어하는 자존심 강한 성격. 딸은 자기 인생과 달라야한다며 공부에 온 열을 올렸고, 명문대 입학과 최연소 박사까지 만드는 데 성공해한 인물이다.
아직 김현숙의 엄마로서의 인생과 도박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사연 등이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더한다. 또한 과거 자신을 퇴학시킨 고교시절 담임선생님 나현애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는 상황. 그런데 그의 아들과 자신의 딸이 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착않여'에는 채시라를 비롯해 김혜자, 도지원, 이하나 등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첫 회에서는 채시라가 연기하는 김현숙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앞으로 3대에 걸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인생이 어떻게 그려질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한편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지난 19일 종영한 '힐러' 후속으로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10시부터 KBS2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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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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