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민병헌을 멈추지 못하게 만드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26 13: 07

민병헌(28, 두산 베어스)은 프로야구계에서도 가장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로 꼽힌다. 신혼여행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남들이 이상하게 볼 것 같다”며 조금은 걱정하면서도 아니라고는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4경기에서 타율 3할4푼5리, 12홈런 79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국가대표 1번타자 자리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지만 민병헌은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본인이 배팅 훈련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 같다. 3할3푼만 쳐도 부진하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다. 마음 편하게 3할만 치라고 했다”고 할 정도다.
1번타자 치고는 많은 12개의 홈런, 그리고 31개의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장타 본능을 과시했지만 욕심은 없다. 민병헌은 “장타를 노리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맞히고 삼진을 적게 당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라고 말한다. 지난 시즌 역시 같은 말을 반복했던 민병헌이다.

자신감의 원천은 훈련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스윙을 멈추지 않는다. 민병헌은 “투수와 붙을 때 내가 더 훈련을 많이 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기 싸움에서부터 지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약점도 극복해 나가고 있다. 과거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 약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민병헌은 “지금은 약점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약점도 점차 메워지고 있고, 3할4푼을 넘겼지만 민병헌은 안심할 수 없다. “나는 아직 자기만의 것이 완성되지 않은 선수기 때문에 쉬엄쉬엄 할 수 없다”는 게 본인의 설명.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의 높은 강도로 시즌을 준비한다. 민병헌은 “(최)재훈이와 한 방을 쓰는데, 제발 하루만이라도 야구 생각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보라고 하더라. 방 안에서도 방망이를 계속 잡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룸메이트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사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어마어마한 연습을 했던 것은 아니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이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경찰청에서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변한 것 같다”고 말하며 민병헌은 연습벌레로 변하게 된 배경을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언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까. 언제쯤 되면 훈련 양을 좀 줄일 수 있겠느냐고 묻자 민병헌은 “아직은 내 것이 완성되지 않았다. 내 모습에 만족하게 되면 그땐 조금 훈련 양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지만, 민병헌이 쉽게 만족하는 날은 당분간 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민병헌은 타격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와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25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오늘 연습 배팅을 하는데 감이 좋았다”며 한 번 지켜보라고 했던 민병헌은 좌우로 안타 하나씩을 날리며 3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과시했다. 어느덧 자신의 느낌이 경기 결과로 이어지는 수준에 오른 민병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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