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너팅(53)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주가 강정호(28, 피츠버그)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 위치한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서 야수조 훈련을 이어갔다. 강정호는 투수조와 합동훈련에서 라이브배팅, 번트, 주루플레이 등 다양한 훈련을 소화했다.
그런데 조용하던 훈련장이 갑자기 술렁였다. 흰 셔츠를 입은 백인남성이 등장하자 구단 관계자들이 갑자기 바쁘게 움직였다. 알고 보니 그 남성의 정체는 바로 파이어리츠의 구단주 로버트 밥 너팅이었던 것.

구단주가 다가오자 팀내 최고스타 앤드류 맥커친(29)은 자연스럽게 악수를 하면서 담소를 나눴다. 너팅 구단주의 다음 관심사는 한국에서 온 강정호였다. 구단주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자 부동자세의 강정호는 어쩔 줄을 몰랐다. 이후 강정호는 한국식으로 크게 고개를 숙였다. 너팅 구단주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강정호를 바라봤다.
너팅 구단주는 동양에서 온 청년에게 “피츠버그에 온 것을 환영한다. 좋은 타이밍에 와줬다”면서 덕담을 건넸다. 강정호를 우승을 위한 퍼즐의 하나로 영입했다는 의미였다. 이에 강정호는 “만나서 영광이다”라며 화답했다.
피츠버그와 강정호는 지난 1월 17일 4+1년, 최대 1650만 달러(약 181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평소 투자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피츠버그 입장에서 강정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2007년 파이어리츠를 인수한 너팅 구단주는 '오든 뉴스페이퍼'라는 미디어그룹과 '세븐 스프링스 마운틴' 리조트를 경영하는 재벌이다. 그는 한국에서 온 취재진들에게도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

훈련을 마친 강정호에게 구단주와의 만남이 어땠는지 물었다. 강정호는 “날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을 보러왔다가 날 만난 것”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고위층이 높은 관심이 싫지 않은 눈치였다.
이날 현장에는 너팅 구단주뿐 아니라 닐 헌팅턴 단장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강정호의 성공을 두고 피츠버그 경영진들이 큰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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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헌팅턴 단장(좌), 로버트 너팅 구단주(우) / 브래든턴(미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