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FA로 영입한 투수 송은범(31)과 권혁(32)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실전 투입되고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좋지 않다. 하지만 두 선수 정도 되는 커리어라면 결과보다 그 과정에 의미를 둬야 한다. 그들은 김성근 감독 관리아래 준비를 하고 있다.
송은범은 지난 24일 일본 야쿠르트와 연습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3이닝 6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5회에만 안타 5개를 맞고 3실점하며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수비가 아쉬운 플레이가 이어지며 뒷받침되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야쿠르트 타자들에게 잘 맞은 타구를 많이 줬다.
권혁의 결과는 훨씬 좋지 않다. 지난 17일 SK전에서 1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고전했고, 22일 KIA전에서도 2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흔들리는 제구와 결정구 문제로 타자들의 파울 커트 등 끈질긴 승부에 힘을 뺐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결과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먼저 송은범. 야쿠르트전 직후 김 감독은 "역시 수비가 잘 도와줘야 하는 투수"라며 "볼에 변화를 많이 주려고 하더라. 뭔가 무기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일부러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송은범은 기존 직구·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추가하기 위해 연마 중이다. 구종을 단기간에 습득하기란 쉽지 않지만 실전 경기를 통해 계속해서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송은범도 "투수라면 누구나 체인지업을 던지고 싶을 것이다. 아직은 변화구 구사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체인지업과 함께 투구 폼도 살짝 교정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좋지 않았던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해 김성근 감독이 1대1로 붙었다. 김 감독은 "컨트롤이 점점 괜찮아지고 있다"고 만족해한다. 송은범도 "2년간 워낙 폼이 안 좋았기 때문에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한다"고 했다.
권혁도 투구 폼을 교정하고 있다. 김 감독이 쉬는 날에도 투수 훈련조에 권혁을 넣어 집중적인 관리에 나섰다. 팔의 각도를 높이고 팔 스윙을 빠르게 손끝까지 채서 던지는 것이 핵심으로 볼끝과 제구 향상을 노리고 있다. 권혁도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새 폼에서 뭔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김 감독은 "권혁은 팔꿈치를 제대로 못 쓰고 있다. 그러니까 스피드가 안 나온다. 볼을 위에서 강하게 때려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아직 새로운 폼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며 미완성의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권혁이 결과를 뒤로 하며 변화를 꾀하는 건 지난 2년의 침체를 딛고 일어서고 싶은 일념 하나다. 그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니까 열심히 배우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송은범과 권혁은 나란히 30억원 이상을 받고 FA로 이적한 선수들이지만 지난 2년 부진으로 인해 반신반의하는 시선들이 있다. 연습경기 결과로 벌써부터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있지만 지금 당장 평가는 이르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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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