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보다 방향’ SK 브라운이 주목받는 이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26 16: 05

“홈런? 큰 의미는 없다”
24일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가 끝난 뒤 SK의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31)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맹활약에 할 말이 많을 법도 했지만 얼굴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그런데 ‘아이고 의미없다’ 모드를 유지하던 브라운이 딱 한 가지 대목에서는 미소를 지었다. 바로 안타의 방향이었다. 브라운의 현재 컨디션이 모두 드러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브라운은 이날 2회 솔로 홈런 한 방을 포함, 4개의 안타를 쳤다. 이날 요미우리는 선발 우츠미를 비롯, 오타케, 이마무라, 사와무라까지 팀에서 중요한 투수들이 줄줄이 등판했다. 이를 고려하면 브라운의 이날 방망이는 주목할 만했다. 일본 중계방송은 브라운의 안타 장면을 연속으로 보여주며 비상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브라운은 “안타나 홈런은 의미가 없다. 좋은 타이밍에서 좋은 스윙으로 맞은 것”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안타 방향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브라운의 이날 안타는 모두 가운데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브라운은 이에 대해 “지금은 항상 가운데로 치려고 노력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면서 “가운데 방향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공이 좋은 타이밍에 제대로 맞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현상”이라고 이야기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던 브라운이다. 미국에서는 이맘때 실전을 치르지 않는다. 여기에 다른 스트라이크존에도 적응을 해야 했다. 하지만 몸 상태는 순조롭게 올라오고 있는 편이다. 이날 4개의 안타가 모두 가운데 방향으로 향했다는 것은 브라운의 타격 밸런스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브라운은 “타격 밸런스나 타이밍이 계속 나아지는 과정에 있다”라며 시즌 개막에 맞춰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수비도 기대를 모은다. 브라운은 기본적으로 외야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1루나 3루를 본 적도 많다. 외야에서는 총알같은 어깨가 과시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아직 3루수로 나선 적은 없지만 1루 포지션에서는 시험대에 올랐다. 24일 경기에서도 몸 상태가 약간 좋지 않았던 박정권을 대신해 선발 1루수로 출전했다.
“좋은 날이었지만 수비에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다”라는 브라운의 말대로 이날은 수비력이 썩 좋지 않았다. 포구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브라운의 1루 수비력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 감독은 “기본은 우익수로 뛰겠지만 1루 수비도 잘한다. 비상시에 1루를 볼 수준을 넘어 언제든지 1루수로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브라운의 멀티 포지션 소화는 팀의 경기 막판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외야에서 언제든지 내야로 올 수 있는 브라운 때문에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타를 쓰기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간혹 박정권의 휴식 시간을 메우는 장면도 그려볼 수 있다. 공·수 모두에서 점점 나아지는 추세가 뚜렷한 브라운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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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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