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신호가 힘찬 닻을 올렸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새 사령탑과 선수 구성 이후 첫 공식 훈련을 소화하며 각오를 다졌다.
윤경신(42)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26일 오후 강원도 삼척시 당저동에 위치한 삼척고등학교체육관에서 출범 이후 첫 훈련에 임했다. 선수들의 각오 만큼이나 훈련 열기도 뜨거웠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약 2시간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지난 6일 침체된 남자 대표팀의 부활을 이끌 사령탑으로 낙점된 '레전드' 윤경신 감독은 훈련 후 인터뷰서 "감독 부임이 된 이후 처음 시작했는데 아시안게임 이후 침체돼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선수들에게서 희망을 봤다"고 미소를 지었다.

윤 감독은 "앞으로 핸드볼 리그와 대학 경기가 있기 때문에 함께 모여서 훈련을 하기 힘들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4~5개월 동안 준비해야 한다"면서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팀보다는 카타르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던졌다.
윤 감독은 이번 선수 구성에 고교생 2명을 깜짝 발탁하면서 전면적인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윤 감독은 "장기적으로 1~2년이 아닌 3~4년 나아가 5년까지 생각했다. 지금보다 더 젊어질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만큼 기회를 줄 것"이라며 "꿈나무로서 다른 고등학교 선수들도 본을 받아서 '내 친구도 대표 선수가 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아직 부족한 면이 있지만 몇 년 후면 대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감독은 "빠른 스피드와 근성 있는 팀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간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체육관에서는 호랑이, 사적으로는 형님이 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몫이다. 체육관에서는 좋은 형님 리더십을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호랑이 선생님의 혹독한 훈련을 예고했다.
윤 감독은 지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까지 총 5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남자 핸드볼의 전설이다. 이제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 코트에 뛰면서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지도자로서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다"는 윤 감독은 "대한민국 핸드볼을 걸고 나름대로 노하우을 활용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윤 감독은 "세대 교체가 많이 된 상태라 처음부터 목표를 크게 잡지는 못할 것이다. 다음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리우올림픽 예선전도 포기한 게 아니다. 기존 선수와 새로운 선수들과 합심해서 예선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27일 새벽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 바닷가에 위치한 촛대바위에서 일출을 맞으며 각오를 아로새긴다. 윤 감독은 "12월이나 새해에 모여서 훈련을 해야하는데 감독과 선수 구성이 늦어지면서 준비가 늦어졌다"면서 "일출을 보면서 선수들과 한마음 한뜻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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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