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데의 역설, 롯데는 지금 봄데가 필요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2.27 06: 48

‘봄데’, 봄에만 야구 잘 하는 롯데라는 말이다. 롯데팬이 봄데라는 말을 입에 담으면 자조적인 말이고, 롯데팬이 아닌 사람이 말한다면 놀리는 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과거 롯데는 봄에만 반짝 야구를 잘한다고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봄이라 하면 시범경기, 그리고 4~5월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시기,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며 팬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뒷심부족으로 여름에 힘이 빠졌다.
그래서일까. 이창원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이례적으로 “이번에는 봄데소리 듣지 않도록 하자”라는 말을 했다. 사장이 좋지 않은 뜻을 가진 구단 별명을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인데, 그 만큼 기복 없는 한 시즌을 바란다는 뜻이다.

그런데 올해 롯데는 봄데가 되어야 한다. 봄에만 잘하는 봄데가 아니라, 봄부터 잘하는 롯데다. 물론 현재 전력을 놓고 봤을 때 쟁쟁한 구단들이 적지 않다. 롯데가 압도적인 우승후보가 아닌 이상 1년 내내 잘하는 걸 기대하면 안 된다. 왜 롯데는 원치 않는 봄데가 되어야 할까.
롯데는 분위기를 타는 대표적인 팀이다. 올해 롯데 전력은 우승권은 아니다. 그렇지만 야구란 분위기에 따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시즌 초반 승리를 쌓아가기 시작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어쩌면 2008년처럼 1년 내내 신바람을 낼지도 모른다.
사실 롯데가 시즌 초반 잘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여전히 많은 롯데팬들은 냉소적인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안 그래도 관객감소로 고민에 빠진 롯데인데, 시즌 초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거 봐라’라는 감정이 팬들 사이에서 퍼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올해도 롯데 야구 흥행은 쉽지 않다.
게다가 이종운 감독 부임 첫 해이기도 하다. 팀을 수습하고 훈련을 이끌어 가는데 능력을 입증한 이 감독이지만 전략가로서는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다. 롯데가 과거 봄데처럼 시즌 초 좋은 성적을 내고, 이게 이 감독의 구상과 맞아 떨어진다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초보감독의 한계를 자주 드러낸다면 냉소적인 롯데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힘들다.
이에 대해 한 해설위원은 “올해 롯데는 봄데라도 되어야 한다. 안 그래도 팬들한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이종운 감독이 초반 성적까지 안 나오면 많이 흔들릴 것이다. 롯데를 위해서도, 프로야구 전체 흥행을 위해서라도 초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 선수들은 가고시마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혹은 마지막 퍼즐조각이 되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롯데가 일단 봄데가 되고, 그 기세를 가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이들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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