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에서 한 번 해볼까?”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전원 좌타자 라언업 가동을 고려했다. 양 감독은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에서 “(박)지규와 (김)재성이를 넣으면 전원 좌타자 라인업을 짤 수 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한 번 생각은 해보겠다”고 웃었다.
LG에는 뛰어난 좌타자들이 많다. 두 이병규(9번·7번)와 박용택, 이진영은 오랫동안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오지환과 김용의는 우투좌타고, 새로 영입한 외국인 내야수 잭 한나한 또한 우투좌타다. 당장 2015시즌 베스트 라인업을 짜도 정성훈 최경철 손주인 외에 여섯 자리에 좌타자가 들어가게 된다.

LG의 좌타자 수집욕(?)은 2015 신인지명에서도 드러났다. 1차 지명 포수 김재성(우투좌타)을 비롯해, 2차 1라운드 외야수 안익훈(좌투좌타), 2라운드 외야수 최민창(좌투좌타), 4라운드 포수 정규식(우투좌타), 5라운드 내야수 박지규(우투좌타), 8라운드 외야수 김해현(좌투좌타), 9라운드 내야수 신민기(좌투좌타)까지 11명의 지명 신인 중 7명이 좌타자다.
이 중 김재성과 박지규는 현재 1군 스프링캠프에서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둘 다 아직 수비에선 갈 길이 멀지만, 타격은 프로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다. 김재성은 이제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타석에서 침착한 자세와 간결한 스윙이 돋보인다. 박지규는 천부적인 센스로 공을 맞힐 줄 안다. 김재성과 박지규는 꾸준히 연습경기에 선발 출장하고 있다.
물론 김재성과 박지규가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갈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개막에 앞서,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에서 둘을 투입하면, 전원 좌타자 라인업이 가능하다. 양 감독은 “재성이를 포수로 놓고, 지규를 2루수에, 1루에 용의를 넣으면 된다”며 “이렇게 되면 아마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선 최초의 전원 좌타자 선발라인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 포수가 좌타자인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한 번 해볼까? 만일 상대 선발투수가 사이드암 투수라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라인업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즉, LG가 NC 이재학 넥센 한현희 KIA 김병현, SK 백인식과 마주할 경우, 파격 라인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LG는 오는 3월 19일과 20일 목동구장에서 넥센과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른다. 넥센이 한현희를 선발 등판시키면 파격 라인업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한편 LG는 2년차 좌투수 임지섭을 통해 마운드도 좌투수로만 운용할 수 있다. 임지섭이 선발 등판하고, 윤지웅 신재웅 봉중근이 이어 던지면, 좌투수로 경기를 끝내는 것도 가능하다. 임지섭도 김재성, 박지규와 마찬가지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1군 엔트리 경쟁에 들어간 상황. 세 신예들이 성장한다면, LG의 왼손은 더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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