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대이동이다. 예능프로그램과 주말 드라마 부진에 시달리는 SBS가 3월 봄 개편을 맞아 새 판을 짜고 있다. 일단 설날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선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많아졌다.
현재 SBS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9시대에 방송되던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가 다음 달 15일 종영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예능프로그램으로 채울 계획이다. 일단 ‘떴다 패밀리’ 후속으로 준비 중이었던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이 오후 10시대 편성으로 가닥이 잡혔다. ‘내 마음 반짝반짝’ 후속이다.
당초 SBS는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을 끝으로 오후 9시대 드라마를 폐지하려고 했지만, 봄 개편을 맞아 계획이 앞당겨졌다. 현재 SBS는 주말 오후 9시대와 10시대가 모두 시청률 2~3%대를 기록하며 고전 중. 제작비가 많이 드는데다가 MBC 드라마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이 된 주말 드라마 중 하나를 폐지하고 예능프로그램을 끼워넣는 방안을 계속 고심해왔다.

이 가운데 설날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대거 선전했다.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는 정규 편성이 확정돼, 정규 첫 촬영까지 들어간 상태다. 이 프로그램은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버티고 있었던 토요일 오후 6시대를 책임진다. 현재 편성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논의 중인 상태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일요일 오후 9시대로 이동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주말 드라마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 토요일 오후 9시대는 현재 또 다른 프로그램이 논의 중이다.
‘아빠를 부탁해’ 뿐만 아니라 교양 프로그램인 ‘영재발굴단’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정규 편성을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또한 또 다른 예능인 ‘썸남썸녀’ 역시 재밌다는 호평을 받아 정규 편성을 검토 중인 상황. 현재 평일 예능프로그램이 낮은 시청률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주말 뿐 아니라 평일 편성 변경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예비 빈자리도 있다. 일요일 오후 예능인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가 종영한 후 방송될 후속 프로그램도 결정되지 않았다. ‘K팝스타4’의 후속은 기존 예능프로그램 이동이나, 설날 파일럿 중 반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이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SBS는 주말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총체적인 부진으로 봄 개편 편성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전체 편성표를 뒤흔들 정도로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분주하다. 일단 결정된 것이 없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봄 개편이 방송 흐름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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