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7세대를 거치며 전세계 72개국에서 731만 대가 팔린 ‘쏘나타’는 현대차의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모델이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쏘나타’의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기여도는 19%로, 그 영향력이 가장 크다. 현대차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의 일환으로 ‘쏘나타’의 파워트레인을 7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현대차는 경기도 양평 힐하우스에서 이천 블랙스톤 GC를 왕복하는 ‘신형 쏘나타 2.0 터보’ 미디어 시승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시승구간은 왕복 140km 중 약 20km를 제외한 나머지가 고속도로로 이뤄져 현대차의 차세대 주력 엔진인 뉴 쎄타-I 2.0 터보 GDi 엔진의 성능을 느껴볼 수 있었다.
‘신형 쏘나타 2.0 터보’는 ‘쏘나타’의 5번째 파워트레인 확대 모델로, 현대차는 ‘쏘나타’라는 큰 나무 아래 파워트레인 변경 모델을 선보일 때마다 차별화를 위해 내·외관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달리하고 있다.

이번 모델은 ‘잘 달리는’만큼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반광 크롬 사이드실 몰딩, 듀얼 트윈팁 머플러, D컷 스티어링 휠, 기어 노브, 터보 전용 버킷 시트를 적용했다. 아래턱이 튀어나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범퍼 외에는 기존과는 다른 터보 모델만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새로운 심장을 얹었으니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이다. 현대차는 ‘LF 쏘나타’를 출시하면서부터 ‘잘 달리고, 멈추는 것’ 즉, 본질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터보 모델은 이를 극대화한 모델이다. 이를 위해 뉴 쎄타-i 2.0 터보 GDi 엔진과 더불어 조타감 향상을 위해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을, 제동력을 위해 앞바퀴에 17인치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를 기본 장착했다.
2인 1조로 이뤄져 양평 힐하우스를 출발했다. 이천을 향하는 동안에는 조수석에 올랐는데, 터보 엔진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어선지 기존 가솔린 모델인 CVVL보다 좌석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근 한 시간을 달리는 동안 운전대를 먼저 잡은 동료기자는 터보 엔진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는데, 초고속 범위에 도달해서야 풍절음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신차의 향상된 성능을 설명할 때 “실용영역에서의 가속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이는 ‘쏘나타 터보’도 마찬가지인데, 주목할 만한 것은 대부분 실용영역이라고 하면 1750rpm~2300rpm 정도인데 현대차는 최저치를 1350rpm까지 낮췄다. 이 덕에 실제로 일반도로건 고속도로건 ‘쏘나타 터보’는 더 적은 힘으로 부드러운 가속력을 제공해줬고, 기분 좋은 드라이빙을 즐기는데 한 몫 했다.
또, 이를 통해 터보 엔진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터보랙도 최소화했다. 터보랙이 생소한 운전자는 처음에는 변속감이 느껴진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짧고 부드러우며 울컥거리는 느낌 또한 없다. ‘쏘나타 터보’는 가속이 지연되기보다는 탄력을 올린다는 식으로 다가왔다. 일상 주행에서는 터보랙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면 모든 반응들이 조금씩 더 쫀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중속 구간에서 놀던 계기판의 바늘은 어느새 3000~4000rpm을 넘어서며 보다 날렵한 움직임을 구사한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교통량이 적은 굽이진 국도에서 와인딩 성능도 시험해 봤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는 언너스티어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코너링과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뒷좌석에서 고생을 하던 동료기자도 ‘쏘나타 터보’의 복원력에 좋은 평을 남겼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로 제동력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착 감기는 듯한 맛이 살짝은 모자라다는 것(타이어를 바꾸면 더욱 나아질 듯)과 얌전한 배기음은 다소 심심하게 다가왔다. 또, 고속 주행일수록 단단해지는 스티어링 휠은 조향감은 좋은 반면 손 끝에서 약간의 불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 담당 이사는 “쏘나타의 우수성이 현대차의 우수성”이라며 신형 ‘쏘나타 2.0 터보’의 국내 판매 목표로 5000대를 잡았다. 당일 현장에서 기자들의 반응대로라면 이를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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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나타 2.0 터보 후면부 모델명 표기, 전면부, 전측면, 후측면(위부터).

전용 버킷 시트 적용된 시트(위)와 센터페시아 및 대시보드.

터보 전용 계기판(위)과 D컷 스티어링 휠.

엔진룸(위)과 전륜의 17인치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