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듯 강하게, 성실한 루츠와 도우미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28 06: 41

새 식구는 성실하게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래 전부터 팀에 뿌리를 내린 동료는 그런 새 식구를 도와주려 한다. 두산 베어스의 잭 루츠(29)와 더스틴 니퍼트(34) 이야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루츠는 조금씩 두산과 한국야구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 팀에 몸담았던 호르헤 칸투와는 꽤나 상반되는 성격이다. 칸투가 쾌활하고 외향적인 모습인 것에 반해 루츠는 애리조나 전지훈련부터 묵묵히 훈련에만 임해왔다. 제 할 일을 하는 것으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루츠는 그만 하라고 하는데도 계속 훈련을 한다. 자기 훈련양만 채우면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해도 팀 훈련을 모두 소화한다”고 이야기했다. 타격을 보고 데려왔던 루츠는 수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루츠 자신도 “자신감을 가지면 좋은 수비가 나온다. 어깨도 좋은 편이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미국에서부터 지적 받았던 부상 이력이다. 김 감독 역시 “부상 경력이 있던 선수라서 그런지 몰라도 루츠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외국인 선수는 아프면 대책이 없다. 대체 선수를 뽑다가 시간도 많이 간다”며 걱정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를 잘 알기에 관리를 해줄 방침이다. “외국인 선수들 체력관리는 해줄 것이다. 혹시 1루에 쓰게 되면 체력 안배 차원일 것이다”라며 김 감독은 루츠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백업이 탄탄한 두산은 주전 1~2명이 빠져도 공격력에 큰 지장이 없다. 루츠가 없는 날에는 타석에서 공을 맞히는 능력이 탁월한 최주환이 3루에 들어설 것이다.
감독의 생각과 달리 루츠는 몸 상태에도 자신감이 넘친다. 루츠는 “걱정하지 않는다. 햄스트링이나 팔꿈치, 어깨 같은 곳이 아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석에서 머리, 손가락 등 몸에 맞는 공이 많았을 뿐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부상이 관리의 실패보다는 불운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연습 일정보다 30분 일찍 나와 훈련하는 것도 건강을 자신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묵묵히 두산맨이 되어가는 루츠를 처음부터 도왔던 것은 전 주장인 홍성흔, 그리고 한국 생활이 익숙한 니퍼트다. 김 감독은 니퍼트를 두고 “외국인 선수 담당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또한 “이제 외국인 선수 3명이 전부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하더라”며 뿌듯해하기도 했다. 루츠는 물론 유네스키 마야도 두산에서 생활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니퍼트의 영향권에 있지 않을 수 없다.
니퍼트는 이제 한국인이 다 됐다. 동료들 모두 “저런 외국인 선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휴식일에는 국내 선수와 외출해 시간을 보낼 정도로 팀에 100% 녹아들었다. 루츠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건강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지워가고 있고, KBO리그 5년차 선수는 새 동료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다. “외부에서 왔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떨어져 있는 것보다 가족처럼 지내야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는 자신의 말처럼 루츠는 서서히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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