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안재현·구혜선, 돌팔매 어디까지 맞아야 하나[Oh!쎈 초점]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3.02 10: 51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가 사방에서 두들겨 맞고 있다. 드라마 초반 캐릭터가 안방극장에 녹아들기도 전부터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날선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것.
‘블러드’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는 의학 드라마.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확 갈리기 쉬운 장르 드라마다. 농익은 연기를 보여주는 베테랑 배우들도 연기력으로 흠집 잡힐 수 있는 장르적인 특성이 있다.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는 배우들에게 좀 더 세밀한 연기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블러드’는 초반 주연 배우인 안재현과 구혜선이 다소 아쉬운 연기를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을 강타했던 박지상(안재현 분)이 어색한 액션 연기로 마치 춤을 추는 듯 보였던 장면이나, 차가운 성격의 유리타(구혜선 분)가 안하무인 성격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독특한 억양으로 시청자들을 다소 놀라게 한 장면이 그렇다.

아무래도 아직은 어리고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 안재현이나, 그동안의 순한 캐릭터 대신에 개성 강한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구혜선이나 초반 길을 헤매는 일이 벌어진 것. 그렇다고 두 사람이 작품에 몰입을 못한 것은 아니다. 안재현은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고뇌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깊이 있게 표현하려고 애를 쓰고 있고, 구혜선은 까칠하고 도도한 유리타를 표현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고안한 흔적이 엿보인다. 다만 배우들에게 높은 연기력을 요하는 많은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출 만큼 뛰어나게 잘하고 있지 못할 뿐이다.
사실 모든 배우들이 ‘연기의 신’이면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더 높을 터다. 현실적으로 배우도 사람이기에 어느 정도의 연기 부침은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안재현은 장르 드라마 특성상 다소 불친절한 이야기 전개와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에도 선방하고 있다. 분명 그는 ‘별에서 온 그대’와 ‘너희들은 포위됐다’보다 성숙한 연기를 한다. 물론 그가 가진 역량과 지금 보여주고 있는 연기가 아직은 남자 주인공을 맡을 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드라마 안에서도 점점 발전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기에 이 같은 돌팔매가 가혹한 측면이 있다. 
구혜선도 마찬가지다. 향후 드라마를 보다보면 그가 연기하는 유리타의 비밀이 나올 예정. 왜 그가 상대방을 제압하는 어조로 이야기를 하는지, 억지 주장을 펼쳐 다소 ‘밉상’처럼 보이는지는 차츰 드러날 예정이다. 다만 그가 유리타의 이 같은 아픔으로 비롯된 성향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좀 더 매끄럽게 연기를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어떻게 보면 현재는 구혜선이 연기하는 유리타가 비호감으로 보이면서 연기력까지 더 지적을 받는 억울한 상황이다. 극이 진행돼 캐릭터가 호감도를 쌓으면 지금의 날카로운 여론이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주관적이다. 제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도 보는 사람에 따라 부족해보일 수 있고, 제 아무리 연기를 못해 ‘발연기’ 배우라는 딱지가 붙어도 ‘나쁘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블러드’에 출연하고 아직은 성장 가능성이 많은 두 젊은 배우가 지금처럼 연기력 지적을 넘어 ‘연기력 논란’까지 발생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 어느 드라마든 배우든간에 연기력에 대한 혹평이 시작되면 실상보다 과한 부정적인 여론몰이가 되는 억울한 상황까지 이어진다 했을 때 '블러드' 역시 조금은 과하게 비난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아직은 풀어야 할 이야기가 더 많은 ‘블러드’이기에 배우들이 보여줄 연기도 산적해 있다. 제작진이 “비밀이 풀리고 로맨스가 본격화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장담하는 만큼 조금은 매서운 돌팔매를 멈추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는 듯 보인다. 
jmpyo@osen.co.kr
'블러드'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