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재숙이 머리를 콕 박고 싶은 ‘밉상 캐릭터’로 드라마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그는 현재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나 욕심도 많고 예의도 없는 천은비를 연기하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은비는 가난하지만 씩씩하고 자기 앞가림은 확실히 하는 이순정(남보라 분)과 앙숙. 은비가 이유 없이 순정을 괴롭히는 모양새다.
은비는 기존 주말드라마에 나오는 악랄한 악역은 아니다. 여우처럼 상대방을 괴롭히려고 노력은 하지만 언제나 술수를 들키고 마는 하수인 것.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계략을 펼치는지 눈에 다 보여 분명히 ‘밉상 캐릭터’인데 자꾸만 정이 가는 구석이 있다.

물론 이 같은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만든 것은 하재숙의 맛깔스러운 연기 덕분. 하재숙은 철 없는 행동을 하고 순정을 괴롭히는 못된 앙심을 품어도 조금은 포용할 수 있게 그리고 있다. 은비가 등장한다고 해서 긴장이 된다든가, 답답해서 짜증이 솟구치지 않게 귀여운 악역으로 소화하고 있는 것.
뭔가 사고뭉치지만 웃음기 가득하게 표현해서 그가 일으키고 다닐 사건과 사고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 무엇보다도 하재숙은 이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표정 연기를 뽐내고 있는 중. 순정을 괴롭힐 때는 못된 시누이마냥 살벌하고, 스스로는 ‘여우짓’을 하지만 뭔가 허술하게 상대를 속이려는 연기를 할 때는 귀여운 구석이 있게 생동감 있는 표정 연기를 하고 있다.
하재숙은 뮤지컬로 데뷔한 후 드라마와 영화 가리지 않고 다작을 한 배우다. 특히 ‘내 마음 반짝반짝’ 전작인 SBS ‘미녀의 탄생’에서는 한예슬과 2인 1역을 연기하며 초반 드라마의 극적 갈등을 책임지는 열연을 펼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는 크지 않은 비중이지만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을 웃게 하는 감초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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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반짝반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