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이게 뭐니? 다시는 게임 안하는걸로 [종합]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2.28 19: 46

MBC '무한도전'이 28일 선보인 무도큰잔치 특집은 특유의 정체성을 내다버린 것 같았다.
이날 '무한도전'은 무도큰잔치 2편으로, 멤버들 및 초대 손님의 신년 운세를 읊어주고 액운을 방지한다며 단순한 게임을 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서장훈, 현주엽을 비롯해 박혁권, 김제동, 정용화, 서은광까지 다방면의 스타들은 '무한도전' 섭외라는 말에 냉큼 스튜디오로 달려왔겠지만, '무한도전'이 차려놓은 밥상은 너무나 빈약했다.
신년 운세를 읽어주는 건 설 특집이라 그렇다 하더라도 액운을 막아준다며 고추냉이 떡과 소금식혜, 캡사이신 찐빵을 내미는 게임은 '1박2일'과 다를 게 없었다. '1박2일'은 야외라는 특성과 멤버간의 호흡이 좋아서 복불복 만으로도 재미를 만들어내지만, 환한 스튜디오 안에서 편안하게 즐기는 복불복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시청자들은 유재석이 올해 바람기가 생길 수 있다는 있다는 운세와, 박혁권이 몸은 남자지만 음기가 강하다는 사실과, 박명수가 활은 있지만 화살이 없는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영철이 성공하고, 정용화와 고경표가 꼴찌를 다툴만큼 신년운이 별로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웃자고 하는 거지만 과연 운세가 '웃고 넘길' 일일까.
이어지는 선물 뽑기 게임도 예전 게임 프로그램에 대한 향수도, 신선한 자극도, 폭탄급 폭소도 유발하지 못한 채 시끄럽기만 했다.
그래도 지난주 베개싸움은 박혁권이라는 걸출한 캐릭터라도 발굴했지, 이번 방송에서는 정준하와 서장훈의 엉덩이만 부각됐을 뿐이다.
물론 '무한도전'이라고 매번 신선하고 재밌을 수 없다. 그러나 다시는 이런 게임을 하지 않기로, '무도큰잔치'를 계기로 시청자들과 약속해야 할 듯하다.
이 게임이 얼마나 재미없었는지는, 이어진 '무도작은잔치'가 얼마나 재밌게 느껴졌는지가 방증하기도 했다. 10년전 개국 공신들을 모시고 한참 수다를 떨고 밥을 먹었을 뿐인데, 참 짠하고 즐거운 시간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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