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연의 4연승을 저지한 주인공은 가수 박기영이였다. 순서에서 유리한 점이 있었다 해도 옴므, 마마무, 부활 등 쟁쟁한 선·후배 가수들을 이기고 올라온 손승연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올해로 데뷔 18년차 가수의 내공이 아니었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박기영은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김수희 편에서 ‘멍에’를 불러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득표수는 총 435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손승연(428표)과는 7표 차였다.
이날 박기영은 맨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이미 3팀을 연이어 이긴 후배 손승연의 우승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 자그마한 몸집으로 큰 기대감 없이 무대에 선 박기영은 청량하면서도 파워풀한 목소리로 ‘멍에’를 불렀다. 고음처리부터 무대매너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무대였고, 지켜보는 이들은 숨을 죽이고 노래에 젖어들었다.

박기영의 노래가 끝난 후 문희준은 “우리가 잊고 있었다. 박기영은 원래 록을 하는 분이었는데”라고 감탄했고, 정재형 역시 “저렇게 파워 있고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나는 저런 박기영의 모습을 기다렸다”고 기뻐했다.
후배 가수들도 찬사를 쏟아냈다. 옴므 창민은 “머리 때문에 얘기를 했었다. 뒤의 실루엣이 나오고 노래를 듣는데 휘트니 휴스턴이 생각 나더라”고 그의 외모와 가창력을 유명 팝가수에 비교했고, 마마무는 “만약에 집에서 혼자서 봤다면 울었을 것 같다. 리틀 김수희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정민은 “가슴이 저미어서 심장으로 파고드는 노래였다”고 표현했다.
노래의 주인인 김수희 역시 "박기영은 정말 자랑스러운 후배 가수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이처럼 박기영은 '리틀 김수희'라는 별명을 지어줘도 될 만큼 전설의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냈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가창력을 통해 전달된 진한 감정은 관록있는 여가수의 노련함에서 뿜어져 나올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한편 이날 '불후의 명곡'은 소울 디바 김수희의 곡을 중심으로 부활, 박기영, 옴므, 울랄라세션, 손승연, 마마무, 조정민 등이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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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