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진의 섬뜩했던 ‘먹방 엔딩’이 안방극장에 불을 지폈다.
천호진은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에서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한 누가월드의 장태수 회장으로 열연 중. 지난 28일 ‘파랑새의 집’ 3회분은 천호진의 명연기가 빛을 발하기 시작하며 극의 흥미를 더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인연을 팔아 장태수의 회사에 취직을 할 수는 없었던 김지완(이준혁 분). 차라리 실력이 없어 떨어지는 것이 떳떳하다고 생각한 그였다. 지완의 아버지인 상준(김정학 분)의 그늘에서 열등감과 진짜 배고픔을 맛보며 자라온 태수는 지완을 순댓국집으로 불러냈고 일순간 비릿한 표정을 지으며 순대국 한 그릇만을 시켰다.

“넌 네 자존심만 차리면 배부른 놈 아니냐. 배부른 놈에게 순댓국 한 그릇도 아깝지”라며 입을 연 태수는 “돈도 없고 학벌도 없고 미래도 없고. 이제 남은 게 없네”라며 지완의 속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자존심, 이제 달랑 그거 하나 남았네”라며 정성스럽게 간을 맞춘 순댓국을 맛있게 먹기 시작한 장태수는 “네가 뭔데 인정을 받으려고 해”라며 지완에게 싸늘한 냉소를 보냈다.
취업준비생 김지완을 마주하며 모욕감을 안겨준 회장님 장태수의 엔딩장면은 천호진의 ‘힘’이 무엇인지 느끼게 했다. 사람을 대할 때 자신의 이익에 따라 얼굴이 변하는 이중적인 인물 장태수. 자신에게 세상 유일하게 따뜻한 마음을 베풀었던 친구 상준을 한 순간의 선택으로 배신했던 그였다. 상준 앞에서는 ‘열등감 덩어리’가 되고 말았던 태수는 상준의 아들 지완을 처음 마주했을 때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이제는 과거의 수치를 지완에게 주려는 장태수의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비참함과 분노를 억눌렀던 지완과 그를 시니컬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던 장태수의 팽팽한 시선에 이어 “저희 아버지라면 어떤 선택을 하셨을까요?”라고 묻는 지완의 마지막 대사는 4회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모욕감을 느꼈던 지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1일 저녁 7시 5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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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