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의 세월은 헛되지 않았다. 그룹 신화가 남다른 협동심으로 '런닝맨'에서 활약했다.
신화는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 출연해 '런닝맨' 멤버들, 제국의 아이들과 맞붙는 '상남자 레이스'에 참여했다. '런닝맨'의 송지효가 출전 멤버가 아닌 MC를 맡아, 각 6명으로 구성된 신화, 제국의 아이들, '런닝맨' 등 3팀의 대결이었다. 진흙탕 생존 매치, '여왕님' 피구, 인간 사다리 오르기 등 총 3가지 게임이 진행된 가운데 최종 우승은 '런닝맨' 멤버들이 거머쥐었다. 신화가 그 뒤를 이었고, 제국의 아이들이 3위를 기록했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신화는 '원조 예능돌'의 면모를 보여줬다. 노련함에선 '런닝맨'에 밀렸고, 나이와 체력에선 제국의 아이들에 밀렸지만, 협동심만은 뒤지지 않았다. '여왕님' 피구에선 특별한 작전 없이도 그들만의 전술로 '런닝맨' 팀을 위협했다. 맨 아래에 있는 있는 멤버의 지구력과 마지막 주자의 기지가 중요한 경기인 인간 사다리 오르기에서 가장 먼저 종을 올린 사람은 신화의 멤버 전진으로, 신화의 남다른 팀워크를 말해주는 대목이었다.

멤버 개개인의 매력도 빛났다. 김동완은 스스로 '동구멍'(김동완+구멍)이라 칭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이민우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부드럽게 분위기를 이어갔다. 신혜성은 허무한 '별똥별슛'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상대편 '여왕님'을 제대로 맞추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에릭은 '여왕님'을 철통 방어하는 동시에 날아오는 공을 잡아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고, 그의 매력은 상대편까지 홀렸다. 앤디는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프로그램 특성상 돋보였던 이는 운동신경이 좋은 전진이었다. 그는 '여왕님' 피구에서 '런닝맨'의 멤버 지석진의 모자를 정확하게 벗겨내는(?) 마법과 같은 슛을 보여주며 큰 웃음을 안겼다. 두 차례나 촬영 카메라를 강타하는 강슛을 던지기도 했다. 인간 사다리 오르기에선 과감하게 돌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악착같이 고지에 올라 최후의 승자가 됐다. 멤버들의 희생은 물론 전진의 민첩함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데뷔한 신화가 활동한 시간은 무려 17년. 그동안 멤버들은 기쁜 날도, 힘든 날도 함께 했다.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고, 배우로도 활동하는 등 각자의 영역을 구축해 갔지만, 그들은 언제나 '신화'였다. 이번 '런닝맨'은 신화가 왜 국내 최장수 아이돌인지 입증해준 시간이었다. 6명이 보여준 환상의 호흡이 바로 그것이었다. 신화가 아니면 누가 공 색깔과 옷 색깔이 같다는 점을 이용한 그런 황당한 전술을 보여주겠는가.
때문에 팬들은 염원한다. 신화여,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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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