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30)이 다시 한 번 커리어 하이에 도전한다.
주장이 된 오재원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팀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홍성흔은 일찌감치 오재원을 차기 주장으로 점찍었고, 2개월 가까이 거절하던 오재원도 결국 그 자리를 받아들였다. 김태형 감독은 “재원이가 주장으로서 잘 해주고 있다”며 만족하고 있다. 홍성흔과는 다른 색깔이 있는 주장이다.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주장 임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오재원도 그라운드 위에서 뛰어야 할 한 명의 선수다. 주전 2루수이자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을 이어주는 6번 타순에 배치되는 선수인 만큼 중요도는 더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출국 전 “매 시즌 목표는 커리어하이다”라고 밝힌 오재원은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린다. 110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5홈런 33도루로 공격에서 생애 최고 활약을 펼친 오재원은 지난 수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도 근육을 만들어 나타났다. 점차 몸무게가 빠질 것을 고려해 애리조나 캠프에서 100kg에 가까운 수준까지 만들려 했던 오재원은 이제 93kg까지 내려왔다.
이에 대해 오재원은 “항상 하던 것이다. 몸무게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93kg이다. 100kg까지 가기는 힘들더라. 이상적인 몸무게는 지금도 찾고 있는 중이다. 몸무게가 바뀌면 바뀐 몸으로 야구에 적응해야 하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바뀐 몸이 야구에 맞지 않는 것에 적응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루츠가 몸 보고 비스트(짐승)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보디빌더 같은 탄탄한 몸을 만들어 온지도 꽤 오래됐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9 시즌 끝나고 나서부터다. 야구를 할 수 없는 겨울에 몸에 투자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다. 열심히 하려고 하다 보니 이제는 놀려고 해도 안 된다. 이번 겨울엔 제주도에 3일간 갔다 왔는데 거기서도 운동을 했다. 30분이라도 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주변에서 보는 것처럼 장타를 날리고 싶어서 바꾼 것은 아니다. 오재원은 “장타 욕심보다는 체형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었다. 힘이 생기면 힘으로 야구를 하려는 안 좋은 습관이 생기더라. 정확히 맞히다 보면 요즘은 공도 좋고 방망이도 좋으니 공은 멀리 나간다. 큰 스윙을 하면 타율이 떨어지고, 타율이 떨어지면 소극적이 될 것 같다. 어느 타순이든 정확성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1년 전에 품었던 간절함의 일부가 지금은 감사하는 마음으로도 변했다. 한때 대만에 뒤지기도 했던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떠올리며 “솔직히 말하면 아찔했다. 그래서 지금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고 한 오재원은 “더 간절하게 야구를 해야 한다고 평소에 이야기한다. 그게 쉽지 않다. 운동하기 힘들지만 이겨내야 한다”며 더욱 간절하게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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