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27)과 윤희상(30)은 SK가 자랑하는 토종 에이스들이다. 건강하다는 전제라면 능히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엇박자가 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팀을 감싸고 있다. 둘 다 출발이 좋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SK의 좌완 에이스다. 신인이었던 2007년 혜성처럼 등장해 리그를 평정했다. 2008년에는 16승, 2010년에는 17승을 거뒀다. 윤희상은 SK의 우완 에이스다. 어깨 부상의 오랜 시련을 극복하고 오뚝이처럼 일어나 재기했다. 2012년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SK 마운드를 지탱했다. 하지만 정작 두 선수가 시즌 내내 꾸준히 ‘원투펀치’로 힘을 합친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2011년부터 어깨에 이상조짐이 보였던 김광현은 2011년 4승, 2012년 8승으로 고전했다. 김광현이 지난해 화려하게 비상하자 이번에는 윤희상이 부상의 악령에 쓰러졌다. 김광현이 13승을 올린 것에 반해 윤희상은 부상으로 7경기 출전에 그쳤고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나마 두 선수가 모두 버텼던 2013년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김광현은 10승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이 4점대였고 윤희상은 전년에 비해 떨어진 8승에 그쳤다.

좀처럼 완성되지 못한 조합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 완성은 지난해 이맘때도 큰 화제였지만 윤희상의 불운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리고 2015년, 그런 기대감은 다시 타오르고 있다. 두 선수가 모두 건강하게 캠프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완벽하게 탈출했고 현재 구위도 좋다. SK 토종 원투펀치의 화려한 비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두 선수의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니혼햄과의 경기는 그 밝은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경기였다.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뒤이어 등판한 윤희상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니혼햄 타선은 말 그대로 거의 ‘베스트’였다. 수준이 높은 일본타선을 꽁꽁 묶은 두 선수의 호투에 김용희 감독도 패배를 잊은 만족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두 선수가 말하는 현재 컨디션은 100%가 아니다. 아직은 조금 더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조금 더 맞더라도 약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한다는 의지다. 그래도 과정은 좋다. 김광현은 겨우 내내 연습한 체인지업 구사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공을 받는 포수인 정상호와 이재원은 “체인지업이 많이 좋아졌다”고 강조한다. 윤희상은 의학적인 부분은 물론 정신적인 공포에서도 ‘완치’를 향해 가고 있다. 두 선수가 손을 맞잡는다면 SK도 리그 최고의 선발진에 도전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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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