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중장기 육성 시스템인 'BB 아크'가 설립 1년 만에 1군 전력증강 효과를 일으킬까. 지난해 BB 아크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던 투수 서동환과 김동호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1군 마운드의 새 얼굴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일고 시절 고교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서동환은 2005년 두산에 입단한 뒤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두산 시절 통산 61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4패 1세이브(평균자책점 6.09)에 그쳤다.
2013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서동환은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 5차례 등판해 6이닝 2실점(5피안타 3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달 7일 자체 평가전서 2이닝 무실점 쾌투를 뽐내며 구원승을 거두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 만약 우리 필승조 투수들이 부진할 경우에는 서동환을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구위가 좋아졌다"고 호평했다.
서동환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없다.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등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계투 요원이 더 낫다. 컨디션 관리가 더 수월하고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고양 원더스 출신 김동호 또한 오키나와 2차 캠프를 통해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야구 인생의 굴곡이 심했던 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김동호는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실점(2피안타 3탈삼진)으로 짠물 투구를 뽐냈다. 특히 그는 지난달 21일 한화전서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2이닝 무실점(1피안타 3탈삼진) 완벽투를 선보였다.
데뷔 첫 1군 캠프 참가 기회를 얻은 김동호에게 하루 하루가 소중하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믿는다. 팀에서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게 유일한 목표"라는 게 김동호의 말이다.
전훈 캠프를 앞두고 "새 얼굴을 발굴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던 류중일 감독은 서동환과 김동호의 성장세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1군 마운드의 새 얼굴이 될 가능성은 높다. 마운드의 세대 교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동환과 김동호의 성장은 가뭄 뒤 단비 만큼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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