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으로 끝날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버텨줘 승리할 수 있었다."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내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봄배구의 꿈이 좌절됐다. 한국전력은 2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시즌 마지막 경기서 2세트를 먼저 내주고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3-2(23-25, 23-25, 27-25, 25-21, 15-13)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2를 따낸 한국전력은 승점 61을 기록하며 3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플레이오프 진출도 사실상 확정했다. 4위 대한항공(승점 49)과 격차를 12점으로 벌렸다. 현대캐피탈(승점 48)은 봄배구 탈락이 확정됐다. 남자부 준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3위팀과 4위팀 간의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경우에만 실시한다.

한국전력,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은 모두 정규리그 3경기씩을 남겨두었다. 한국전력이 승점 1을 획득할 경우 자력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V리그 원년이었던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전력은 좌우 쌍포인 전광인(19점)과 쥬리치(30점)가 맹활약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서재덕과 하경민(이상 11점)도 역전 드라마의 조연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다잡았던 셧아웃을 순간의 방심으로 아쉽게 놓치며 봄배구 희망이 물거품이 됐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현대캐피탈이 강팀이라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0-3으로 끝날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버텨줘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 감독은 승부의 추가 다소 기운 3세트서 베테랑 센터 방신봉을 투입했다. 주효했다. 방신봉은 25-25로 팽팽한 상황서 속공과 블로킹으로 3세트를 27-25로 끝내며 대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그는 이날 블로킹 3개를 포함해 6점을 올리며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신 감독은 "신봉이가 교체로 들어가면서 선수들에게 '마음을 내려놓고 즐겨라. 무엇을 해야할지만 생각하라'고 주문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최)석기는 블로킹도 그렇고 모든 리듬이 안 맞았다. 신봉이가 블로킹이 조금 더 좋고 경기를 안 뛰어서 열정이 더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교체 이유를 밝혔다.
방신봉은 "난 팀이 안될 때 들어가는 대타 역할이다. 오늘도 몸을 풀다 3세트에 들어가라고 해서 PO행 확정이 아닌 팀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1점이라도 따려고 했던 게 잘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신 감독은 "전광인과 쥬리치의 몸상태가 안 좋은데 그간 참고 잘해줬다. 우선 몸과 체력 관리를 하면서 OK저축은행에 초점을 맞추겠다. 가장 중요한 게 몸 상태다. 부상이 있으면 안된다. 전광인과 쥬리치가 없는 변수를 준비하겠다. 백업 선수들도 연습 경기를 통해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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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