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에서만큼은 외국인을 실컷 놀리고 마음껏 웃어도 좋다. 그만큼 G12 멤버들끼리의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멤버들 역시 쏟아지는 화살에 당황은 하지만 상처는 받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일 오후 11시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는 자신의 국가를 어필하는 한편, 자신의 견해와 다른 멤버들을 거침없이 몰아세우는 G12의 모습이 담겼다. '비정상회담' MC들 역시 걸려든 멤버들을 놀리는데 두 팔을 걷어 붙이며 웃음을 배가 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날 '비정상회담'에서는 '유행'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에 각 국가들을 대표하는 멤버들은 유행의 원조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등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블레어는 "호주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할 때 느낀 것인데, 중국인들은 어김없이 항상 가장 큰 사이즈의 커피를 주문했다"고 밝히며 장위안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이를 시작으로 이날 토론의 장은 유행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장난스럽게 서로를 저격하며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가장 큰 웃음이 터진 부분은 옷장 공개 시간이었다. '패션 테러리스트'로 알려진 캐나다의 기욤은 자신의 옷장을 스튜디오에 가져와 공개했는데, 이화여대 티셔츠가 두 장이나 걸려있는 것은 물론 이화여대 에코백까지 갖춰져 있어 멤버들의 놀림을 받았다. 또 15년 전 구입한 하와이안 티셔츠 역시 "우리 할아버지도 안 입는 옷", "수거함에서도 가져가지 않는 옷", "사는 것보다 버리기가 더 힘든 옷"이라는 돌직구를 들으며 쉴새 없는 웃음 공격이 난무했다. 그럼에도 기욤은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이 옷이 왜"라며 이해할 수 없는 듯한 표정을 지어 더욱 큰 웃음을 선사했다.
G12이 내뱉는 말들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미 G12 멤버들은 친근함으로 똘똘 뭉쳐져 있고, 친분 안에서 포용되는 선을 지키며 재미있는 발언을 내뱉고 있다. 멤버들은 물론 MC들까지 한 번 잡은 먹잇감(?)에 눈치 보지 않고 달려들 수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이유 때문. 심지어 자막 역시 저격에 한 몫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G12는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각국의 대표들이 모여 앉아 서로의 견해를 나눈다. 무조건적인 비판이나 비난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모습과 객관적인 자기 주장이 먼저 펼쳐지는 모습이 대다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억지(?)를 부리는 멤버들을 붙잡고 거침없는 저격이 이뤄지는데,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재미있는 상황들이 발생해 시청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무조건적인 저격이 아니기에 웃음의 농도는 더욱 짙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자신이 알지 못했던 외국 문화에 대해 알고, 외국인들을 눈치 보지 않고 놀려대는 멤버들의 모습을 통해 외국인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 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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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