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맨?’ LG 한나한, 기다림 보답할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3.03 06: 54

보이지 않으면 궁금증은 커지기 마련이다. 자연히 이런저런 의심도 품게 된다. LG 내야수 잭 한나한(35)이 10개 구단 외국인선수 중 유일하게 물음표로 남아있다. 
타 팀 외국인선수들과 달리,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한 한나한은 지난 2일 동료들보다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의 종착역이 보이는 만큼, 한나한은 개인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후 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지금 시점에서 한나한의 목표는 시범경기 출장, 그리고 100% 컨디션에서 정규시즌을 맞이하는 것이다. 
사실 한나한의 연습경기 결장은 예정된 일이 아니었다. 한나한은 1월 중순 애리조나에서 팀에 합류했고, 동료들과 함께 실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애리조나 캠프 막바지부터 근육통에 시달려 처음부터 다시 몸을 만들게 됐다.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한나한을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애리조나에서 보여준 타격훈련과 수비훈련이 전부다.

일단 실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나한을 제대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LG 선수단 내에서 한나한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쌓여있다는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의 스윙은 이병규(7번) 만큼이나 간결하다. 어쩌면 이병규보다 더 간결할지도 모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장 이진영도 “한나한은 기대가 된다. 어떻게 보면 우리 팀 좌타자들과 비슷한 유형이다. 2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인지는 모르겠으나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한나한 영입은 타격보다는 수비에 비중이 높았다. LG는 핫코너를 책임질 외국인야수를 찾았고, 메이저리그서 정상급 수비를 펼쳐온 한나한을 낙점했다. 하지만 한나한은 애리조나서도 자신의 수비력을 보여줄 확실한 기회가 없었다. 양 감독은 “양 옆으로 크게 빠져나가는 타구까지 훈련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기본적인 수비 자세는 아주 좋았다”고 한나한의 수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메이저리그는 우리보다 스프링캠프 시작일이 한 달 이상 늦다. 한나한도 그동안 메이저리그에 맞춰서 시즌을 준비해왔다. 한나한의 의사를 존중해 시즌을 준비하게 했다”고 밝혔다.
팀에서 신뢰하고 기다리는 만큼, 한나한도 시범경기부터는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양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2015시즌 그림을 확실하게 그린다. 현재 LG는 타순과 선발진 모두 백지 상태에 가깝다. 시범경기도 연습경기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을 골고루 투입, 개막전을 일주일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서 구상을 마무리하려 한다.
결국 한나한이 공수에서 든든한 모습을 증명한 채 개막을 맞이해야 LG의 시즌 초반 러쉬도 가능하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한나한이 3루를 철통방어하고 5번 혹은 6번 타순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LG는 지난해 유독 외국인타자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팀이었다. 즉, 한나한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면, LG 전력은 급상승한다.
한나한은 지난 2월 18일 “개막전에 맞추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개막전 앞에 몇 경기만 뛰면 된다. 출장 시기는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추겠다. 개막전에 출장할 것을 장담한다”고 약속했다. 일단 LG는 만약을 대비해 연습경기서 정성훈을 3루수로 돌려놓고, 김재율 백창수 박용근에게도 3루를 맡기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한이 약속을 지킨다면, LG는 가벼운 마음으로 2015시즌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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