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서만 3번을 만난 FC서울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는 분명 인연의 팀이라 할 수 있다.
가시마와의 첫 만남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CL 개편 이후 아시아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FC서울은 감바 오사카(일본), 산둥 루넝(중국), 스리위자야(말레이시아)와 함께 조별리그를 치렀다. FC서울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ACL 개편 이후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다.
FC서울이 16강에서 만난 상대가 바로 가시마였다.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FC서울은 일본으로 원정을 떠나 가시마를 상대했다. 이날 경기에서 FC서울은 원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홈 팀 가시마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그리고 연장 후반까지 2-2 무승부를 거두며 승부차기로 다음 라운드 진출 팀을 결정하게 됐다. 당시 두 팀은 승부차기에서도 7번째 키커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의지가 더 강했던 FC서울은 5-4로 가시마를 꺾고 8강에 오르며 첫 대결을 기분 좋게 승리했다.
가시마와의 두 번째 만남은 2년이 흐른 2011년에 이뤄졌다. K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2011 ACL에 출전한 FC서울은 조 1위로 가볍게 16강에 안착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16강전에서 가시마를 다시 만났다. 2년 전 승부차기서 접전을 펼쳤던 두 팀이었기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홈 팀의 이점을 살린 FC서울이 경기 초반부터 가시마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고명진이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FC서울은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FC서울은 2009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가시마를 꺾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 할 수 있었다.
FC서울이 기분 좋은 상대 가시마를 4년 만에 다시 만난다. 지난 시즌 J리그 3위로 4년 만에 아시아 무대로 돌아온 가시마는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홈에서 열린 웨스턴 시드니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며 시작부터 삐걱댔다.
반면 FC서울은 하노이 T&T FC(베트남)와의 ACL 플레이오프에서 7-0 대승을 거두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비록 지난 광저우 원정에서 패하긴 했지만 FC서울만의 색깔을 충분히 보여주며 다음 경기를 기대케 했다.
승리의 기억은 달콤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이제는 좋은 기억을 이기는 습관으로 지속시켜야 할 과제가 남았다. FC서울은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가시마를 발판 삼아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FC서울은 가시마를 꺾고 조별리그 첫 승은 물론,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FC서울의 이기는 습관을 이어갈 가시마와의 ACL 조별리그 2차전은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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