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아니라는 전북, 그런데 '닥공'이 나온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3.04 05: 59

'닥공(닥치고 공격)'이 아니라는데 '닥공'이 계속 나온다.
2011년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에 '닥공'을 입혔다. 시즌 개막 전 최강희 감독의 입에서 나온 '닥공'은 한국을 강타한 이후 아시아 전체로 퍼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우승팀보다 전북의 '닥공'이 더욱 주목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최강희 감독은 '닥공'을 언급하지 않았다. 2013년 국가대표팀에서 복귀했을 때도,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오를 때도 최강희 감독은 '닥공'이라는 단어를 꺼내지도 않았다. 그저 언론에서 2011년 전북을 떠올리며 사용했을 뿐이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전북의 축구가 '닥공'이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강희 감독이 시즌 내내 언급한 단어는 수비 밸런스였다. 강한 수비가 K리그 클래식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리그 최소 실점 1위의 안정된 수비진이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수비만 강했던 것이 아니다. 리그 최소 실점 1위이기도 했지만, 리그 최다 득점 1위이기도 했다. 심지어 강팀들만 따로 모이는 스플릿 이후의 상위그룹 내에서의 대결에서도 최다 득점,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 '닥공'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을래야 붙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 3일 열린 산둥 루넝(중국)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원정경기서도 그렇다. 최 감독은 "산둥이 공격이나 미드필더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아 수비라인을 전체적으로 내렸다. 수비 밸런스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전북의 주도 속에 4-1 완승이 나왔다.
수비를 강조했어도 뛰어난 공격진의 득점 본능은 막을 수가 없었다. 공격수들은 최강희 감독이 강조한 수비에 신경을 쓰면서도 문전에서 잡은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에두는 전반 21분 골키퍼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 정확한 판단을 내려 중거리 칩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한교원은 문전에서의 높은 결정력으로 결승골을 기록했고, 이재성은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레오나드로도 정확한 슈팅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산둥이 약해서 많은 골을 내준 것은 아니다. 산둥의 색깔을 굳이 따지자면 수비가 강한 팀이다. 지난해 정규리그 30경기서 29골만 내줘 리그 최소 실점 3위에 올랐다. 최근 중국 챔피언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슈퍼컵에서는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서 이기기도 했다.
전북의 의도하지 않은 '닥공'은 오는 7일 개막하는 K리그 클래식에서도 볼 수 있다. 상대는 지난해 FA컵 준결승전에서 전북에 쓴 맛을 안겼던 성남 FC다. 최 감독이 "홈에서는 모험적인 운영으로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전북의 화끈한 경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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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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