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먼 이웃이자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펼치는 한일전은 어떤 경기에서든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흥행카드 중 하나다. 온국민이 뜨거워질 수 있는 라이벌전이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가 시작되면서 매주 미니 한일전이 치러지고 있다. 가시와 레이솔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붙은 전북 현대를 시작으로, 수원 삼성과 성남FC, 그리고 FC서울이 차례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일본 J리그팀을 만났다.
K리그 클럽과 J리그 클럽의 자존심 대결은 현재까지 K리그의 압도적 우세다. 전북이 가시와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다음날 수원은 J리그 최고의 인기클럽 우라와 레즈를 홈으로 불러들여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성남이 3일 있었던 조별리그 2차전서 J리그 통합 챔피언인 감바 오사카를 2-0으로 제압하며 시민구단으로서는 처음으로 ACL에서 승리를 거두는 쾌거를 올렸다.

줄줄이 이어진 미니 한일전에서 2승 1무를 기록 중인 한국의 상승세를 이어갈 마지막 주자는 서울이다. 서울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CL 조별리그 2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현역 시절 J리그에서 뛴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축구를 잘 알고 있는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가시마전 승리로 지난 1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원정 패배를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서울은 ACL에서 가시마와 만날 때마다 좋은 결과를 얻어왔다. 지난 2009년, ACL이 개편된 후 처음으로 아시아 정상을 향한 무대에 선 서울은 16강전에서 가시마를 만나 2-2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로 8강에 진출했다. 이어 2011년에도 16강전에서 가시마와 재격돌, 3-0 완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8강행의 기쁨을 안았다.
최 감독은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가시마는 지난해 J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을 정도로 공격력이 좋은 팀이다. 다양한 선수들이 골을 넣는, 장점이 많은 팀"이라고 상대를 칭찬하면서도 "가시마를 상대로 ACL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미 한 차례씩 승리를 거둔 수원과 성남의 바통을 넘겨받은 서울이 ACL 무대에서 일본팀을 상대로 우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야할 차례다. 두 나라의 자존심을 건 미니 한일전의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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