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핫스팟]'드래곤 블레이드', 실크로드 경찰관된 '따거' 성룡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3.05 11: 19

"싸우면 안돼." 배우 성룡은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감독 이인항, 수입 조이앤컨텐츠그룹)에서 시종일관 이처럼 외친다. 동서양 장군의 우정이란 소재를 다루고 액션영화인 동시에 평화와 공존이란 교훈을 수차례 강조한다.
성룡이 제작과 주연을 겸한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는 2000년 전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평화 유지를 위해 그 곳을 지키는 부대의 총사령관 후오안(성룡)의 이야기를 담는다. 후오안은 어느날 음모에 휘말려 노역에 동원되고, 그곳에서 로마 루시우스 장군(존 쿠삭)과 만난다. 결투로 시작된 만남이지만, 서로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친구가 된다.
평화를 향한 두 사람의 바람과 달리 그들을 둘러싸고 닥쳐오는 위협은 점점 커져만 간다. 특히 루시우스와 그의 일행을 쫓아온 로마 제국의 왕자 티베리우스(애드리언 브로디) 일행은 강력한 적군이다. 후오안과 루시우스는 힘을 합쳐 조국과 명예를 건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지만, 험난한 상황이 이어진다. 그 와중에 두 사람의 우정이 그려내는 브로맨스는 애절하다. 

'드래곤 블레이드'는 관용과 화해란 주제를 전한다. 이는 후오안이란 인물에 집중돼 있다. 그가 보여주는 리더십은 중국어권에서 '따거'(중국어로 형님이란 뜻)로 통하는 성룡의 이미지와 닮아 있다. 대의를 위해 움직이며, 신사적이고, 인간적이다.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궂은 일도 함께 한다. 때문에 수많은 병사들이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다.
코미디 요소는 줄고, 메시지 전달은 직접적이다. 다양한 부족이 살아가는 실크로드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후오안이란 개인의 노력과 성취에 의해 봉합되고 마무리된다.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나 성찰이 드러나기 보다는 "싸우면 안돼"란 말만 비장하게 되풀이하는 느낌이다. 후오안이 지나치게 교과서적이며 영웅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탓에 오히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악인 티베리우스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볼거리는 상당하다. 광활한 사막이나 치열한 결투신 등이 장엄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로마 군대와 후오안 부하들이 훈련 배틀 등 아기자기한 장면도 등장한다. 국내 관객들에겐 익숙한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최시원이나 가수 유승준을 비롯해 중국어권 톱스타인 성룡, 할리우드 배우인 존 쿠삭, 애드리언 브로디 등의 연기를 지켜보는 즐거움도 있다.
중국에선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개봉해 첫날 1억 1,736만 위안(한화 약 207억원)의 오프닝 수익을 기록했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성룡 프리미엄'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jay@osen.co.kr
조이앤컨텐츠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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