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수가 무슨 질문을 해도 임성한 작가의 이야기로 흐르는 ‘라디오스타’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기승전‘임성한’이었지만 어떤 질문에도 솔직하게 말하는 김민수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웃게 했다. 2% 부족한 귀여운 매력을 장착한 그는 시키면 뭐든 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김민수는 지난 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듣도 보도 못했지만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특집’이라는 이름으로 에프엑스 엠버, 손종학, 장도연과 함께 출연했다.
임성한 작가의 ‘압구정백야’에서 황당무계한 죽음을 맞는 조나단을 연기했던 그는 예상대로 MC들의 총공세에 시달렸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임성한 작가로 흐르는 다소 배우 본인에게는 속상할 수 있는 형식이었던 것. 출연자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시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하는 ‘라디오스타’답게 아무래도 초미의 관심을 받는 임성한 작가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예상한 듯 김민수는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 답을 해서 안방극장의 호감도를 높였다.

이날 김민수는 임성한 작가로부터 대본을 받기 전 미리 죽음으로 하차한다는 사실을 들었다는 일화부터 극중에서 눈을 뜨고 죽어서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는 뒷 이야기를 공개했다. 또한 임성한 작가가 조카 백옥담을 띄우기 위해 조나단을 하차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백옥담은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고 잘한다”라고 간접적으로 해명했다. 물론 토크쇼 출연에 익숙하지 않아 동문서답도 있었다.
임성한 작가가 자신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불쾌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나단 역할에 애착이 많아 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웠다”면서 자신이 준비해온 답을 해서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김구라가 죽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느냐고 질문을 바꾸자 방금 했던 대답을 같이 하는 ‘예능 초보’여서 웃긴 매력을 발산했다.
사실 예능프로그램에서 작가, 심지어 베일에 꽁꽁 싸여있는 임성한 작가를 언급하는 일이 배우에게 부담스러운 일. 그가 녹화 중 “내가 작가님과 대본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나 곱씹어봤다”면서 혹시라도 말실수를 했는지 되새기는 부분만 봐도 배우가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대중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을 하며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상 솔직한 소통을 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
이 같은 솔직하고 적극적인 자세는 곳곳에서 포착됐다. 엠버와의 팔굽혀펴기 대결을 이기겠다고 차고 있던 시계를 풀고, 워낙 열심히 해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또한 민망해하면서도 즉석에서 휴지를 이용해 탈춤을 추고, 음치인 게 뻔히 보이는데도 땀을 뻘뻘 흘려가며 한 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진솔한 모습까지. 이날 김민수는 ‘압구정백야’에서 황당하게 죽은 조나단이 아닌 예능 초보이지만 시키면 다해서 귀여운 ‘예능 자판기’의 면모를 보여줬다.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 김민수 덕분에 시청자들은 이날 2%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욱 멋있는 남자 김민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jmpyo@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