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트리오, 2015년 도약 가능성 찾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05 13: 00

봄은 누구에게나 희망을 품을 수 있어 공평하다. 지난해 나란히 하위권에 처진 팀에게도 마찬가지다. 롯데, KIA, 한화가 저마다 치열한 전지훈련을 보내며 도약을 꿈꿨다. 이 3팀이 힘을 낸다면 2015년 프로야구 판도도 어지러워질 수 있다.
롯데, KIA, 한화는 지난해 7~9위를 기록하며 팬들의 실망을 샀다. 시즌 중반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다툼을 벌였던 롯데는 중반 이후 힘을 내지 못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KIA와 한화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초반부터 처진 페이스를 반등시키지 못했다. 4위 LG와 8위 KIA의 승차는 9경기, 9위 한화와의 승차는 13경기에 이르렀다. 시즌 막판을 무의미하게 보내기도 했다.
이에 세 팀은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했다. 도약을 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감독 교체로 분위기를 쇄신한 3팀은 지난 1월 중순부터 시작된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각자 분위기는 조금씩 다른 점이 읽히지만 올해는 쉽게 무너지지 않겠다는 의지는 똑같다. 처절한 과정을 겪고 있다는 부분도 비슷하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팀은 만년 하위권으로 전락한 한화다. ‘강훈련의 대명사’인 김성근 감독이 부임했고 그 스타일대로 선수들의 유니폼은 온통 흙범벅이 됐다. 하지만 힘든 훈련만큼이나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올해 전지훈련까지 이어진 강훈련에 선수들의 기술적 부분과 정신적 부분이 모두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자체 평가도 시간이 갈수록 점차 나아지고 있다.
부상자들이 많아 100%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한화지만 오키나와 연습경기 막판에서는 가능성을 보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 팀들을 상대로 선전했다. 막판에는 1점차 승부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며 ‘달라진 한화’를 기대케 했다. 김성근 감독도 “이제야 하나가 된 것 같다”라며 의미를 뒀다. 시범경기부터는 실전에서 1군에 합류할 자원들을 골라낸다는 계획이다. 신예들의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 예상된다.
김기태 감독이 취임한 KIA는 오키나와 연습경기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9번을 싸워 9번을 모두 졌다. 내용도 썩 유쾌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마운드에 가장 큰 공을 들였으나 경기당 실점은 10점이 넘어갔다. 나오는 투수마다 모두 썩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타선이 분전하기는 했지만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연습경기 성적표였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인내심과 함께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맞더라도 지금 맞는 것이 낫다”라는 신조 속에 투수들의 성장을 기다렸다. 이닝 중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갔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있기를 바랐다. 주전 선수들이 먼저 나서는 연습경기 패턴과는 달리 후보 선수들이 먼저 나가 5~7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거듭된 패배에도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범호는 귀국 인터뷰에서 “연습경기 성적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연습경기에서 전승을 한다고 강팀은 아니다”라며 선수단의 의지를 대변했다.
이에 비해 가고시마에 전지훈련장을 차린 롯데는 비교적 조용한 전지훈련을 보냈다. 기대치가 낮아져서인지 예전만큼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하위권 후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의 의지도 대단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위권’이라는 평가가 잘못됐음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투지로 뭉쳐 있다. 이종운 감독 역시 그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속내다.
객관적인 전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그 속내다. 장원준 등 몇몇 FA 선수들이 빠져 나가 전력이 약화됐지만 타선은 큰 타격이 없다. 마운드에서도 두 외국인 선수가 기대를 모으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보이고 있다. 오히려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의외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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