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다른 K리그 클래식 11개 구단 감독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재치있는 입담을 펼치며 디펜딩 챔피언다운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최다 득점 1위,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한 전북은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이후 군입대와 이적으로 전력이 감소했지만, 필요한 포지션에 선수 보강을 하며 전력을 다시 끌어 올렸다. 이 때문에 전북은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최 감독은 "집중하지 않으면 클래식 팀 중에 쉬운 팀이 없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 한다. 11명을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하는 팀은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울산과 포항이 전반기에 좋은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감독들은 달랐다. 모든 감독들이 전북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최강희 감독을 경기에 결장시켜야 이길 수 있다"며 선수 구성보다 최강희 감독의 전략과 전술이 더 두렵다고 평가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전북의 스쿼드가 좋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전북을 대할 때는 개인적인 능력보다 조직력으로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지난해 시민 구단 성남이 전북을 이겼다. 그 경기를 보고 대응 전략에 참고하겠다"고 했고, 남기일 광주 감독은 "전북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흥분된다. 기대가 되면서 설레기도 한다. 전북을 깰 수 있는 방법으로는 골을 넣고 실점을 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지난해 우승팀 전북을 한 번 이기고 싶다"며 "전북과 경기를 할 때 선수들의 자신감이 없었다. 자신감만 가지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 넣겠다"고 전했다.
전북전에서 많은 재미를 봤던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전북을 꼭 잡고 싶다. 지난해 마지막 홈경기서 패배했다. 특히 수비축구에 대한 가르침을 제대로 받았다"며 "전북으로부터 받은 훌륭한 가르침을 머리속에 가지고 있는 만큼 홈에서 전북을 반드시 잡고 가르침의 효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대부분의 감독들로부터 언급됐음에도 당황한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특유의 입담으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은 "미디어데이인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감독들 말대로라면) 경기장에 나갈 수 없는 분위기다. 중계에 내 모습이 잡히지 않더라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어 "우승을 하면 당연히 그 다음 시즌은 어렵다.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며 "얼마든지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올해 우리는 K리그 클래식보다 AFC 챔피언스리그 도전에 절대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다. 팀 운영도 AFC 챔피언스리그에 맞출 것이다. (우리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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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