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쉬가 자이언티에게 보내는 편지 [인터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3.06 13: 55

 (①편에 이어)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만담을 하듯 농담을 주고받으면 애정 어린 디스도 서슴지 않는 끈끈한 ‘브로맨스’를 자랑했다. 자이언티의 편지에는 형으로서 보내는 응원, 격려와 애정이 듬뿍 담겼다. 장난기 많은 친구 같으면서도 동생을 이끌어주는 든든한 형의 모습이 역력하다. 
글을 써내려가는 자이언티의 얼굴에는 가끔씩 미소가 번지기도 하고, 어느 때보다 진지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성공적인 이번 활동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부분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함께 작업하고 활동하면서 고생스러웠던 기억, 1위를 차지한 기쁨의 순간 등이 오롯이 담겼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서로 이끌어주고 의존하면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졌을 터다.  

“저희가 가진 능력보다 좋은 기회를 잘 만난 것 같아요. 이번 곡으로 1위를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는 못했는데 얼떨떨하기도 하고 정말 기쁩니다. 다음 작업을 이끌어 갈 큰 힘을 받았어요!"(크러쉬)
그의 말처럼 놀라운 성과다. 지난달 2일 발매한 신곡 ‘그냥(Just)’로 가온차트 주간 3관왕에 올랐고, MBC MUSIC '쇼!챔피언'에 이어 MBC '쇼! 음악중심'에서 팬덤이 탄탄한 쟁쟁한 아이돌들을 제치고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특히 6일부터 3일 간 열리는 첫 합동 콘서트 ‘자이언티 & 크러쉬 콘서트’는 티켓 판매를 시작하기 무섭게 매진된 바다.  
언더에서부터 대학민국 최고의 힙합레이블 아메바컬쳐에 들어오고, 음악방송 1위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었을까. 이쯤에서 크러쉬가 쓴 편지를 공개한다. 실제 모습처럼 크러쉬는 귀여우면서도 어른스러운 동생이었다.
자이언티에게 보내는 크러쉬의 편지. 마찬가지로 힙합스러운 과격한 표현, 절친함이 묻어나는 욕설(?)과 심한 농담은 아쉽지만 전할 수 없었다.
“형! 안녕? 나 효섭이야. 처음 형한테 편지를 써보네. 기분이 이상하다. 우린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형은 옆에서 내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부터 나를 서포트해주고 응원해줬어. 정말 고마워. 그래서 처음엔 형의 팬이었던 내가 지금은 같이 앨범도 내고 활동도 하는 것이 정말 신기해. 형의 짓궂은 장난이 가끔 나의 엉덩이를 슬프게 했지만 앞으로도 많이 놀려주세요. 나도 언젠가는 복수할거야. 우리가 여태까지 일궈온 이 좋은 결과들, 성적들은 정말 우리 둘이서 해낸 것이 아니라 우릴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 형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 절대 우리 마음 가운데 있는 중심 잃지 말고 열심히 기도하면서 멋진 미래를 설계하자. 언제까지가 될 진 모르겠지만 형이랑 같이 계속 음악하고 싶어.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해 그리고 각자 솔로 활동을 할 때에도 지금 마음 처음 마음 변하지 말자. 우리 작업 할 때 서로 컨디션 안 좋으면 사우나 가고 그랬잖아. 나는 그때가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엄청 그리워질 거 같아. 우리 둘 다 나중에 가정이 생기고 자식들을 낳으면 다 같이 여행가자. 그리고 기도하자. 사랑해 안녕”
서로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써 본 두 사람이다. 이 내용을 가사로 만들어 곡을 쓰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부부끼리 그런 거 아는 거 아니에요”라며 웃었다. 많이 부딪히고, 사랑하면서 백년해로하기를. 두 사람이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모습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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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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