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에서 비협조적인 투덜이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재현부터 백종원, 서장훈 등 어느 정도 연식이 있는 스타들이 고분고분하지 않아서 웃음기를 만들고,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을 엿보게 하는 것.
조재현은 현재 정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딸과 사이가 좋은 아빠들에게 ‘이미지 관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웃음을 안겼다. 딸과 어색한 사이라 다른 아빠들의 정감 있는 관계가 익숙하지 않아 시종일관 “너무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해 부녀 관계를 돌아보는 프로그램 구성의 재미를 높였다. 또한 딸이 기껏 차린 아침밥에 맛있다는 말 대신 반찬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하루 종일 시간을 함께 보낸 후 “가까워진 것 같지 않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공감을 샀다. 꾸밈 없이 진솔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조재현의 모습은 호감을 높였다.
백종원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실시간으로 인터넷 방송을 하며 네티즌과 설전을 벌였다. 요리하는 자신의 모습에 미심쩍어하는 네티즌에게 발끈한 것은 물론, 악성댓글에 투덜거리면서도 솔직하게 항변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요리하면서 뭔가 말이 많고 불평과 불만이 끊이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겉포장을 한 모습이 아니라 더욱 매력적이었다. 사실 백종원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소유진과 결혼한 후 일부 네티즌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요리연구 전문가. 하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솔직담백한 모습과 막판 아내에 대한 진한 애정 고백으로 그동안의 오해를 털어버리는 계기가 됐다.

서장훈은 MBC ‘무한도전’에 간간히 출연하며 고정 멤버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 투덜이 캐릭터를 확보했다. “예능인이 아니다”, “고정 출연 아니니 걱정말라”며 행여나 고정 출연을 꿰찰까봐 걱정하는 일부 ‘안티팬들’에게 적극적으로 항변하며 시청자들을 웃겼다. 무엇을 주문하든 한 번에 해주는 법은 없지만 투덜거리면서 결국 하면서 재치를 발휘하는 중. 농구 선수 출신으로서 방송에 익숙하지 않아 가감 없이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측면이 있어 더욱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 잘 몰랐던 따뜻한 인간미까지 확인할 수 있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중이다.
이 세 사람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투덜거리는 성격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는 공통점이 있다. 원래 예능이 독특한 성향의 출연자들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투덜거리는 모습은 스타를 진솔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한 예능 PD는 최근 OSEN에 “요즘에는 가식 없이 자신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나 스포츠 선수가 안방극장에서 주목을 받는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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