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들’의 오지호가 무심한 듯 하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게 챙겨주는 ‘츤데레’ 남자였다. 특히 오지호의 츤데레는 정유미 앞에서만 나타난다. 한때 정유미에게 굴욕적으로 무시당했으면서도 정유미가 하녀로 전락한 후 옆에서 은근히 챙겨주고 보호해주고 있다.
오지호는 JTBC 금토드라마 ‘하녀들’(극본 조현경, 연출 조현탁)에서 화려한 외모와 영민한 머리 덕에 뭇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꽃미남 노비 무명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무명은 모든 사람들은 그를 평범한 노비로 알고 있지만 사실 고려의 복권세력 만월당의 언더커버로 무수한 비밀을 가진 인물이다.
‘하녀들’ 첫 회에서 무명은 인엽(정유미 분)과 우연히 사고로 입을 맞춘 해프닝을 겪었다. 이후 인엽은 하녀 단지(전소민 분)가 신었던 자신의 신을 신을 수 없다며 무명(오지호 분)에게 비단길을 깔게 했고 그 비단을 가져온 무명에게 비단을 던지기까지 했던 인물이었다.

인엽의 아버지 국유(전노민 분)가 역적으로 몰려 하녀로 전락하면서 인엽은 무명과 같은 신분이 됐다. 무명은 자신을 철저하게 무시한 인엽에게 복수할 수 있었는데도 고문당하고 지하에 감금된 인엽에게 돼지죽을 갖다 주더니 “살아남아라. 그래야 복수든 뭐든 할 거 아니냐”고 예상외의 행동을 보였다. 그 뒤에도 무명은 인엽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조용히 도와주고 심지어 인엽이 위기에 빠졌을 때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고 인엽을 구했다.
무명은 인엽이 풍이(임현성 분)와의 결혼을 거부하기 위해 결혼을 요구했을 때 거절했지만 은기(김동욱 분)가 인엽에게 매달리며 도망가자고 하자 “나한테 시집올 여자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인엽을 도와주지 않을 것 같더니 인엽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바로 도와주는 반전의 모습을 보인 것.
무명의 ‘츤데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항상 하는 행동이 미스터리하고 은밀해 병판댁 노비들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다. 앞서 허응참(박철민 분)의 아이를 임신한 하녀 옥이(김혜나 분)를 윤씨부인(전미선 분)의 명에 따라 죽인 듯한 장면까지 그려져 그의 잔인함을 예상케 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무명은 옥이를 죽이지 않고 보호하고 있었다. 결국 윤씨부인은 배신감을 느끼고 무명을 고문했다.
이뿐 아니라 무명은 인엽을 위해 목숨까지 걸었다. 인엽이 만월당에 붙잡혀 고문을 당했고 만월당 당원인 무명은 자신이 곤란해지는 상황도 마다치 않고 배신까지 감행, 당원에게 칼을 겨눠 인엽을 구해냈다. 이어 발목을 다친 인엽을 치료해주는 등 다정한 모습까지 보였다.
방송 초반만 하더라도 인엽에게 모질게 굴었던 무명이지만 좀 더 들여다보니 세심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인엽도 무명의 츤데레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 쉽지는 않겠지만 무명이 인엽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향후 전개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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