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어촌편'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꽤나 뜨겁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중인 프로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딜가도 늘 '삼시세끼'에 대한 이야기 투성이다. 요리 포텐을 제대로 '빵' 터뜨린, 차줌마 차승원이 이번엔 어떤 요리를 만들었더라는 식의 이야기가 요즘 핫이슈다.
배추 겉절이는 기본이요, (나 PD가 중국집보다 더 맛있다는) 홍합 짬뽕을 뚝딱 만들고, 꽃빵을 튀김으로 대체한 고추잡채에, 이젠 오븐도 없이 아궁이에서 그럴싸한 빵까지 구워내는 마술 같은 장면을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삼시세끼-어촌편'이 요리 전문 프로그램으로, 차승원은 전문 셰프로 보일 정도다.
그런 차승원이 전면에 드러나 '차승원의 재발견'이라는 칭찬을 듣고 있을 때, 자기 위치에서 묵묵하고 (가끔은 수다스럽지만) 누구보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가 있다. 감성돔 낚시에 실패해 귀가, 왠지 멋쩍게 웃다가 차승원의 예상도니 핀잔에 곧 '해무룩'해지는 참바다씨, 유해진이다.

차줌마의 기에 잔뜩 눌리고, 방에 들어가 꼬리에 모터가 달린 강아지 산체를 붙잡고 바깥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늘어놓는 유해진의 이런 모습은 직장에서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가장들의 모습과도 맞닿아있어 더욱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애정을 준 산체조차도 해진의 품을 벗어나, 호준에게로 쏜살같이 달려갈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하나 확실한 건 '참바다씨' 유해진이 없었더라면, '차줌마' 유해진도 '삼시세끼-어촌편'도 분명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롯이 요리와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차줌마 곁에서 분위기도 맞춰주고, 농담도 던지는가 하면, 혼자 있는 손호준의 곁에 가서 말동무도 해주는 게 바로 유해진이었다. 또 차승원과의 여덟작품이나 함께 한 무려 15년의 탄탄한 우정이 없었다면, '자기'라는 애칭이 없었다면, 자연스럽게 뿜어져나온 노부부(?)포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삼시세끼-어촌편'은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나영석 PD도 이에 동의했다. 나 PD는 OSEN에 "두 사람 캐릭터 성향이 정반대다. 오래된 친구지만, 만나면 싸우기도 하고, 묘한 재미가 있을 거라는 느낌이 있었다"고 섭외 배경을 전하며 "차승원씨가 한 가지를 보고 곧장 달리는 캐릭터라면 그걸 가능하게 떠받쳐 주는 게 바로 유해진씨다. 차승원씨가 스트라이커라면, 유해진씨가 미드필더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 셈이다"고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두 사람의 역할을 축구 경기에 빗대어 설명했다.

유해진 소속사 관계자는 "연기하는 배우 유해진만 보던 대중들이 이런 모습에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며 "지금 보여지는 모습이, 딱 평소 있는 그대로의 유해진씨라 보면 된다. 깨알 개그도 자주 하고, 곁에서 세심한 부분을 잘 챙겨준다. 매니저들에게도 '밥은 먹었냐' '감기 조심해라' 등의 말도 수시로 건넨다"고 전했다. 인간미 넘치는 유해진의 평소 모습이 '삼시세끼-어촌편'을 통해 조금은 표면으로 드러난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모든 출연자들이 앞다퉈 전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 욕심을 냈다면, '삼시세끼-어촌편'은 어수선해지고 난장판이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왜 만재도까지 가서 저러느냐'고 손가락질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주목은 덜 받더라도, 자신이 맡은 위치에서 충실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이가 바로 진짜 진짜 '주인공' 아닐까. 차승원도 물론 좋지만, 유해진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gato@osen.co.kr
tvN 제공